황보름 作 ‘이 정도 거리가 딱좋다’
혹시 주변 사람들이 별생각 없이 내 뱉은 말로 상처받으신 적 있으신가요? 예를 들면 “살이 많이 쪘네”, “너 흰 머리카락 보인다”, “결혼은 왜 안 하니?” 등등 말이죠.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안부를 묻고 위로를 하지만 그것이 도리어 나에게는 마음의 상처로 남는 일이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종종 듣게 되는 선 넘는 말들, 그리고 그러한 말들로 상처받는 나. 사람과 조금의 간격을 두고서 살아간다면 관계의 어려움도 조금은 수월해지지 않을까요? 오늘 저는 선을 잘 긋고 싶은 한 사람의 담백한 에세이, 황보름 작가의 ‘이 정도 거리가 딱 좋다’라는 책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황보름 작가는 착하다, 평범하다는 말 대신 까칠하다, 예민하다는 말을 곧잘 들어왔다고 합니다. 자연스레 본인 성격에 무슨 문제가 있나 고민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그냥 이게 나라고 받아들인 뒤 까칠하고 특이하고 예민한 본인과 친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작가는 나라는 사람을 타인과 구별해 주는 고유한 무엇. 시간과 경험과 깨달음으로도 변치 않고 내 안에 그대로 있어줄 무엇. 그 무엇이 있기에 나는 여전히 나로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친한 사이여도 결코 다가설 수 없는 각자의 거리를 확보한 채, 즐거운 사람들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수다 떠는 시간이 참 좋고 편하다고 합니다. 저 역시 지인들과 편하다고 느끼고 갖가지 대화를 주고받다 제가 상처를 주기도 하고, 저 역시 상처를 받기도 했는데요. 그때 저는 나 자신으로 오롯이 존재하고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거리를 유지하지 않은 채 관계를 맺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책 속에서는 자신에 대한 깊은 생각을 통해 점점 자신과 더 가까워지며 스스로에 대해 알게 된 내용에 대해 황보름 작가만의 표현으로 쓴 재미있는 글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타인의 시선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살아갑니다. 작가 또한 슈퍼마켓에 나갈 때조차 어디 강남에 놀러 나가는 사람처럼 옷을 입었다고 하는데요. 남에게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 끊임없이 신경 쓰던 때에는 옷차림을 이용해서라도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작용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타인의 시선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하고서야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고 하는데요.
이제는 ‘누가 날 본다고’라는 생각에 편하고 차려입고 다니고, 기분이 내키는 날에는 옷에도 외모에도 신경을 쓰고 외출을 한다고 합니다. 남을 위해 원피스를 차려입을 때보다 나를 위해 원피스를 차려입을 때, 기분이 더 좋다는 걸 느낀다는 작가. 여러분은 남의 시선이 아닌 오로지 ‘나’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옷을 챙겨 입어본 적 있으신가요? 저 또한 모임이나, 행사 등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날에만 옷을 차려입었는데요. 이제는 나에게 잘 보이고 싶은 날 나를 위해 꾸며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작가는 죽음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회사 동료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작가의 지인은 “나는 매일매일 죽음을 생각 할 거야”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 역시 언제든 갑자기 죽을 수 있으니까, 우리에게 소중한 게 뭔지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작가도 죽음이 나를 더 나답게 살도록 이끌어주어 내가 삶을 더 지혜롭게 견딜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더 많이 갖기 위해 너무 애를 쓰지 않고 나에게 중요한 마음의 평안, 미소,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한다고 하는데요. 그러면 긴장으로 뻣뻣하게 굳었던 몸과 마음이 다시금 조금씩 풀어지곤 한다고 합니다.
제 주변에도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일을 겪을 때, 죽음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곤 하는데요.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짜증이 나다가도, 이 순간이 아이와의 마지막 순간이라면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깨닫곤 합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고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이 문장은 저자가 나이 들어가는 본인을 긍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가장 강력한 문장 중 하나라고 하는데요. ‘나이를 먹어가며 더 나 자신과 가까워질 게 아니라면, 나는 왜 이 나이를 먹어야 할까. 나 자신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나는 나를 계속 발견해 나가려고 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을 발견하며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유수연 시민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황보름 작가는 착하다, 평범하다는 말 대신 까칠하다, 예민하다는 말을 곧잘 들어왔다고 합니다. 자연스레 본인 성격에 무슨 문제가 있나 고민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그냥 이게 나라고 받아들인 뒤 까칠하고 특이하고 예민한 본인과 친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작가는 나라는 사람을 타인과 구별해 주는 고유한 무엇. 시간과 경험과 깨달음으로도 변치 않고 내 안에 그대로 있어줄 무엇. 그 무엇이 있기에 나는 여전히 나로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친한 사이여도 결코 다가설 수 없는 각자의 거리를 확보한 채, 즐거운 사람들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수다 떠는 시간이 참 좋고 편하다고 합니다. 저 역시 지인들과 편하다고 느끼고 갖가지 대화를 주고받다 제가 상처를 주기도 하고, 저 역시 상처를 받기도 했는데요. 그때 저는 나 자신으로 오롯이 존재하고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거리를 유지하지 않은 채 관계를 맺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책 속에서는 자신에 대한 깊은 생각을 통해 점점 자신과 더 가까워지며 스스로에 대해 알게 된 내용에 대해 황보름 작가만의 표현으로 쓴 재미있는 글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타인의 시선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살아갑니다. 작가 또한 슈퍼마켓에 나갈 때조차 어디 강남에 놀러 나가는 사람처럼 옷을 입었다고 하는데요. 남에게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 끊임없이 신경 쓰던 때에는 옷차림을 이용해서라도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작용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타인의 시선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하고서야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고 하는데요.
이제는 ‘누가 날 본다고’라는 생각에 편하고 차려입고 다니고, 기분이 내키는 날에는 옷에도 외모에도 신경을 쓰고 외출을 한다고 합니다. 남을 위해 원피스를 차려입을 때보다 나를 위해 원피스를 차려입을 때, 기분이 더 좋다는 걸 느낀다는 작가. 여러분은 남의 시선이 아닌 오로지 ‘나’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옷을 챙겨 입어본 적 있으신가요? 저 또한 모임이나, 행사 등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날에만 옷을 차려입었는데요. 이제는 나에게 잘 보이고 싶은 날 나를 위해 꾸며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작가는 죽음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회사 동료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작가의 지인은 “나는 매일매일 죽음을 생각 할 거야”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 역시 언제든 갑자기 죽을 수 있으니까, 우리에게 소중한 게 뭔지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작가도 죽음이 나를 더 나답게 살도록 이끌어주어 내가 삶을 더 지혜롭게 견딜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더 많이 갖기 위해 너무 애를 쓰지 않고 나에게 중요한 마음의 평안, 미소,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한다고 하는데요. 그러면 긴장으로 뻣뻣하게 굳었던 몸과 마음이 다시금 조금씩 풀어지곤 한다고 합니다.
제 주변에도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일을 겪을 때, 죽음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곤 하는데요.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짜증이 나다가도, 이 순간이 아이와의 마지막 순간이라면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깨닫곤 합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고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이 문장은 저자가 나이 들어가는 본인을 긍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가장 강력한 문장 중 하나라고 하는데요. ‘나이를 먹어가며 더 나 자신과 가까워질 게 아니라면, 나는 왜 이 나이를 먹어야 할까. 나 자신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나는 나를 계속 발견해 나가려고 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을 발견하며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유수연 시민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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