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친구의 친구
[천왕봉] 친구의 친구
  • 경남일보
  • 승인 2023.08.23 14: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중기 논설위원
인류학자 로빈 던바는 친구 범위를 흥미롭게 정의했다. 술집에서 우연히 만나 동석해도 좋을 정도의 숫자.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한 사람이 안정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친구는 최대 150명으로 결론 내렸다. 제 아무리 발 넓은 사람도 진짜 친구는 그 이상 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해서 150은 ‘던바의 수(Dunbar’s Number)’라 불린다.

▶던바는 인간관계를 ‘우정의 원’이라는 동심원 그래프로 설명한다. ‘절친’은 최대 5명까지, ‘친한 친구’는 15명까지다. 50명까지는 ‘좋은 친구’로 칭하고, 150명까지만 ‘친구’로 규정했다. 그 이상은 ‘친구의 친구’거나 지인, 이름을 아는 사람, 얼굴을 아는 사람으로 구분했다. 돈독하거나 약한 유대관계의 차이에 따른 구분이랄 수 있다.

▶사람들은 그러나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조언을 들을 때는 ‘절친’ 보다 ‘친구의 친구’ 같은 약한 유대관계의 인맥을 활용하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돈독한 인맥에 비해 더 창의적이고 색다른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친한 사이일수록 비슷한 정보와 환경을 공유해 자신과 비슷한 판단을 하게 된다는 논리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법원장 후보자로 ‘친구의 친구’인 함안출신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후보자는 지난해 국정감사 때 윤 대통령과의 친분에 대해 “친한 친구와 친한 친구”라고 말해 세간에 알려졌다. 대통령 지명 의중은 알 수 없으나, 대통령실 말대로 원칙과 정의, 상식에 기반 해 사법부를 이끌 적임자여서 낙점됐다는 점을 보여주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