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수의 건강이야기] 통증의 존재 이유
[조민수의 건강이야기] 통증의 존재 이유
  • 경남일보
  • 승인 2023.08.2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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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수 바로마디 정형외과신경외과내과의원 신경외과전문의 원장

 

진료실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가지고 오는 문제는 통증이고, 환자를 진료 볼 때 대부분의 첫 질문은 ‘어디가 불편하신가요?’이다. 통증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불쾌한 경험이기에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통증을 표현하는 단어도 참 다양하다. 아리다, 쓰리다, 쑤신다, 뜨끔하다, 화끈하다, 찌릿하다, 욱신하다, 우리하다 등등 ‘어떻게 아프세요?’라는 질문에 자신의 불쾌한 느낌을 표현하는 단어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하기도 한다. 
 

통증은 우리 몸이 우리에게 주는 신호이다. 일종의 경보 시스템이 작동된 것이다. 근원적인 통증의 존재 이유는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통증을 느낌으로 손상된 부위를 알리고, 손상된 부위의 움직임을 제한 시켜서 잘 회복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조기 신호를 무시하고 제때 치료를 받지 않거나, 반복적으로 손상된 부위를 자극해, 회복이 안 된 상태가 지속이 되면서 통증이 만성화되는 경우에는 그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힘들어지기도 한다. 
 

의사의 고민은 제때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손상된 부위를 적절치 치료해 통증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재발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플 때 제때 푹 쉬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가 얼마나 있을까? 각자 직업적인 일, 집안일을 해야 하고, 가족을 돌보고 하느라 자기 몸 추스르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만성화된 통증들로 하루하루가 힘든 환자들을 더러 많이 보게 된다.
 

대부분 환자의 바람은 단지 ‘아프지만 않게 해 주세요’다. 하지만 통증이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을 치르고 나서야 발생하는지 모르는 말이다. 각자 물려받은 선천적인 유전자도, 각자 지내온 식생활습관도, 평소 꾸준히 반복해오는 직업적인 부분도, 알게 모르게 진행되고 있는 노화까지…. 통증이란 신호가 떠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유와 일들이 있었는지 말이다. 그런데, 간단히 통증만 없앨 수가 있을까? 개인적으로 통증이란 단어는 나의 직업적인 존재 이유이고, 환자의 통증을 덜어줌으로써 보람을 얻게도 하지만, 수많은 고민을 낳게 하는 영원한 숙제이기도 하다. 
 

통증을 치료할 때 크게 두 가지로 접근한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지, 기능적인 문제인 것인지 먼저 구분하고자 한다. 통증이 심할수록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필요에 따라서 초음파, CT, MRI 등등의 검사를 통해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하고자 하고, 찾아낸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증상의 경중에 따라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적극적인 방법으로 수술적 치료를 하기도 하고, 자연적 회복을 돕기 위한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해 보기도 한다. 구조적 문제가 없을 때는 통증을 일으키는 기능적인 문제를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으로 기능적인 부분을 개선해 볼 수 있고, 생활습관 속에서 원인이 될 수 있는 부분도 적극적으로 개선하도록 독려한다.
 

부디 조그마한 통증이라도 무심코 지나치지는 마시길 바란다. 경험적으로 익숙해진 통증일지라도 반복된다면 원인 정도는 확인해두는 것이 필요하고, 경미한 통증이라도 처음 겪어보는 통증 부위는 만성적인 통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절한 치료와 휴식을 잘 취해주는 것이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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