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천(天) 지(地) 인(人)의 결합, 와인
[경일춘추]천(天) 지(地) 인(人)의 결합, 와인
  • 경남일보
  • 승인 2023.08.2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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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희 아시아레이크사이드호텔 대표
하승희 아시아레이크사이드호텔 대표


와인은 그 속을 알 수 없는 매력적인 사람과 같다. 아는 만큼 보이고, 느끼는 만큼 자신을 보여주는 개성 넘치는 음료다. 이런 와인은 더 이상 중장년층 일부가 향유하던 주류가 아닌, 20~50대 이상까지 전 세대가 마시는 기호식품으로 그 시장이 점점 확대 되고 있다.

한때 필자는 와인 아카데미를 운영했다. 이로 인해 호텔 조리부는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마리아주) 을 매칭 해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이를 소도시의 작은 문화행사로 키워나갔었다.

아카데미를 하기 전까지는 와인에 대해 잘 몰랐고 오랜 시간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나름의 의미를 부여 하면서 점점 매력에 빠져 들었다.

와인은 원료가 포도이며 이 포도는 어느 토양에서 자랐는지에 따라 맛이 다양하다. 그해 날씨가 어떠했느냐에 따라 당도나 수확량 등이 정해지기도 한다. 어떤 양조자가 담갔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양조자의 과학과 철학 또한 담고 있다. 그래서 와인은 천지인의 결합이라고 말한다.

인간이 만들었지만 자연이 허락하지 않으면 조화로운 맛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절대적인 자연의 부산물인 것이다. 또한 와인은 기다림의 술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와인 잔에 담긴 와인은 산소와 결합해 그 풍미가 점점 더 깊어지고 맛이 달라진다.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성경에 이르기까지 와인은 다양한 역할과 의미로 표현될 만큼 인간과 오랜 시간 함께해온 음료이다.

아무리 인간이 다양한 감미료를 섞어 여러 음료를 만들어 낸다 하더라도 와인만큼 다채로운 맛으로 표현하지 못할 것이다.

같은 품종의 같은 와인이라도 맛이 다 다를 수 있는 음료는 와인밖에 없다. 그렇게 보면 일면 거대한 자연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자연에서 얻어지는 산물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에 대체 식량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잘 만든 대체식량, 대체 음료라 하더라도 그 맛과, 영양이 자연이 주는 것에 비할까 라고 생각한다. 대체 식량에 대한 연구는 계속돼야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자연이 주는 위대한 식량을 계속 생산할 수 있도록 우리는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자연을 뺀 인간의 노력만으로 만든 제품은 분명 식품으로서 한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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