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한국 바둑의 세계적 위상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한국 바둑의 세계적 위상
  • 경남일보
  • 승인 2023.08.2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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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의 기원은 여러 가지 설들이 있지만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고대 중국 역사에서 전설상의 제왕인 3황 5제 때에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5세기~7세기 삼국시대에 소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로와 세로 각각 19줄이 그어진 바둑판 위의 361개 교차점에 돌을 둘 수 있다. 게임의 목표는 상대보다 더 많은 공간을 자신의 돌로 둘러싸는 것이다. 룰은 단순하지만 매우 깊은 전략적 사고가 요구된다. 한자로는 ‘기(碁 또는 棋)’라고 하며, 일본어로는 ‘고 혹은 이고’라고 하고, 영어로는 바둑의 일본어 표현인 ‘고(Go)’라고 부른다. 사실상 바둑은 오늘날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대중적인 놀이로서 전통문화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에서는 현재의 바둑과는 달리 돌들을 미리 배치하고 두는 고유의 순장(巡將)바둑이 20세기 초반까지 성행했는데, 현대바둑이 도입된 것은 해방 후 일본에 바둑 유학을 다녀온 조남철 9단에 의해서이다.

국가별로 여러 기관이나 단체에서 개최하는 세계대회들이 있다. 2023년 현재 세계바둑대회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려면 우승 경력을 챙겨야 하는 국제대회가 6개가 열리고 있다. 잉창치배, 삼성화재배, LG배, 춘란배, 몽백합배, 난가배가 그렇다. 이들 바둑대회는 매년 혹은 격년, 4년에 한 번 개최하기도 하는데, 연평균으로 볼 때 가장 많은 우승 상금이 걸린 대회는 일본의 3대 타이틀로 불리는 기성전, 명인전, 본인방전이 각각 1, 2, 3위를 차지한다. 일본 기성전은 4500만 엔(한화 약 4억 6000만원)으로 현존 바둑대회 중 가장 높은 우승 상금이 걸려있다. 4위~6위까지는 삼성화재배 3억원, LG배 3억원, 세계기사최강전 2000만 엔 순이다.

대만의 부호이자 열렬한 바둑 애호가인 잉창치(應昌期 응창기)가 40만 달러라는 거액의 우승 상금을 걸고 1988년에 세계바둑대회를 창설했다. 한국에서는 ‘응씨배’라고도 불리는 이 잉창치 배는 4년마다 개최돼 ‘바둑 올림픽’이라 일컬어지기도 한다. 전체 상금 규모는 115만 달러(약 13억 9000만원)로 상금 규모 면에서 가장 큰 대회다. 응씨배는 메이저 세계대회 중에서도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평가받는다. 1989년 1회 대회에 조훈현 기사가 단신으로 출전했으나 20세기 세계 바둑계 최고의 빅 매치라 불리는 결승에서 녜웨이핑을 물리치고 우승함으로써 한국 바둑이 세계적으로 그 위상을 떨치기 시작했다. 이어서 2회 대회(1993) 서봉수, 3회(1996) 유창혁, 4회(2001) 이창호 기사가 내리 우승하고, 6회(2009) 대회에서 최철한 기사가 우승한 바 있다. 이번에 신진서가 우승하며 한국은 9차례 치러진 응씨배에서 통산 6회 정상을 차지한 것이다.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에서 개발한 ‘알파고(AlphaGo)’라는 인공지능이 2015년 10월 세계 최초로 인간 프로기사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 2016년 3월 9일부터 15일까지 전개된 알파고 대 이세돌 9단 간의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Google Deepmind Challenge match)는 인공지능이 바둑마저 정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었다. 최종 결과는 알파고가 4승 1패로 이세돌에게 승리했다. 상금은 100만 달러가 걸려있었으며 판 당 대국료 15만 달러, 승리 시 승리 수당 2만 달러가 더 걸려있었다. 당시 구글 CEO 에릭 슈밋은 대국 전 방한하여 누가 이기든 인류의 승리라고 하였다.

한편 바둑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남녀 단체전과 남자 개인전에 각각 1개씩 총 3개의 금메달이 걸려있었다. 한국이 금메달 3개를 싹쓸이하고 동메달 1개를 추가한 데 반해, 개최국 중국은 은메달 3개, 그리고 일본은 동메달 1개에 그쳤다. 오는 9월에 개최되는 항저우 아시안 게임 바둑 종목에서 한국 기사단들이 무적함대의 막강한 실력을 발휘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진서는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에 출전한다.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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