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미국의 연방준비제도와 그 영향력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미국의 연방준비제도와 그 영향력
  • 경남일보
  • 승인 2023.09.0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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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년 공황을 맞게 된 미국 의회는 은행의 모든 문제를 조사하고 좋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국가화폐위원회(National Monetary Commission)라는 특별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한다. 이 위원회가 조직되면서 상원 재정위원회의 위원장을 오랫동안 역임했던 넬슨 W. 앨드리치(Nelson Wilmarth Aldrich)가 위원장직을 맡게 된다. ‘국가의 총지배인’라고 불리던 그는 2년 동안 유럽의 중앙은행을 돌아보고 이후 미국의 재력가 7명이 금융 왕으로 알려진 미국의 기업인이자, 세계적 금융회사인 JP모건 체이스의 설립자인 JP모건(John Pierpont Morgan) 대저택에서 회동을 갖는다.

이 회동에는 앨드리치 상원의원과 피아트 앤드루(A. Piatt Andrew)재무장관, 쿤롭 계열 내셔널시티은행 프랭크 밴덜립, 쿤롭사의 동업자 와벅, JP모건의 동업자 핸리 데이비슨, 모건 계열의 뉴욕 퍼스널 내셔널 시티은행의 찰스 노턴, 모건 계열인 뱅커스트러스트사의 밴자민 스트롱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극비리에 모여 미국 중앙은행법에 해당하는 법을 헌법에 삽입하기 위해 법안작성에 들어갔다. 법안의 주요 골자는 미국 화폐의 독점 발행권을 차지해, 금의 뒷받침 없이 신용을 근거로 화폐를 발행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1913년 12월 23일 미 의회를 통과한 연방준비법(Federal Reserve Act)에 의해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가 설립되게 된다.

영어명칭은 ‘Federal Reserve(the Fed)’, ‘Federal Reserve Bank(FRB)’ ‘Federal Reserve System(FRS)’으로 쓰이기도 하나, 공식적으로는 ‘the Fed’를 약어로 사용하라고 2008년 권고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준(連準)으로 줄여 부른다. 미국의 중앙은행 시스템이자 국제결제은행과 더불어 세계 금융경제의 주춧돌이라고 할 수 있다. 연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미국 달러 지폐의 발행이다. 미국의 경우, 지폐는 연방 준비 제도가 발행하고 동전은 미국 정부에서 직접 발행한다. 미국 달러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연준이 미국 재무부채권(미국 국채)을 담보로 잡고 그에 1:1로 대응하는 양의 돈을 발행한다.

연준은 세계 최대의 중앙은행으로서, 금융시장과 경제에 크나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연준이 가지는 주요 기능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기능은 달러화의 발행이다. 그 외에 미국 내 통화정책의 관장을 비롯해, 은행·금융 기관에 대한 감독과 규제, 금융 체계의 안정성 유지, 그리고 미국 정부와 대중 및 금융 기관 등에 대한 금융 서비스 제공, 지급 준비율 변경, 주식 거래에 대한 신용 규제, 가맹 은행의 정기 예금 금리 규제, 연방 준비 은행의 재할인율을 결정한다. 또한 연준은 기준금리를 조절하여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예방하고 물가 안정화를 유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달러화가 세계 기축통화로 쓰이는 만큼, 이러한 결정은 미국 및 세계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연방준비제도는 미국 전역을 12개 ‘연방준비구’로 나누어 각 지구마다 ‘연방준비은행’을 두고, 이들 12개 준비은행이 중앙은행의 역할을 수행한다. 보스턴, 뉴욕, 필라델피아, 클리블랜드, 리치몬드, 애틀란타,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미니애폴리스, 캔자스시티, 댈러스, 샌프란시스코 등 총 12곳에 위치해 있으며, 또한 전국에는 25개 지점이 있다. 지역 연방준비은행은 해당 지역 내 은행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 12개 연방준비은행은 워싱턴에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의해 통괄 운영되는데 가장 핵심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미국 연방 재무부로부터 독립돼 있다’는 점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대통령이 임명하고 상원의 인준을 거친 7명의 이사로 구성된다. 7명의 이사 중에서 대통령이 4년 임기의 FRB 의장을 임명하며, 금리결정 등 통화정책 권한은 철저하게 독립적으로 행사한다. FRB 의장은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금융정책에 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연준 의장의 영향력은 강대국들의 최고 권력자나 교황과 비슷한 지위에 비기기도 한다.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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