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글로벌 종자전쟁, 우리의 유전자원 권리를 지켜야
[기고]글로벌 종자전쟁, 우리의 유전자원 권리를 지켜야
  • 경남일보
  • 승인 2023.09.0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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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주 농협중앙회 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
황영주 농협중앙회 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

 

최근 국내 기술로 국화 종자를 개발해 수출했는데, 국내로 역수입돼 시장 교란을 일으켜 화훼 농가들이 한숨만 내쉬고 있다. 국화 신품종 ‘백강’은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개발된 고급 화훼 품종으로 올해 6월에 7년 동안 종자사용료 약 4억원의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베트남과 종자 수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베트남산 ‘백강’이 50만 송이가량 역수입돼 장기간 투자한 성과가 물거품이 될까봐 국내 농가 입장에선 우려가 크다. 종자산업은 농업 생산에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 요소인 종자를 연구하고 배양하고 공급하고 유통해 농업산업 전반에 대한 근간을 제공하는 산업을 말한다.

종자는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불린다. 오늘날 종자 산업은 미국과 중국이 전체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프랑스, 독일, 일본 등이 차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종자 산업에 매진하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우수한 종자를 개발한 후 수출을 하면 엄청난 로열티 수입이 발생한다. ‘한 알의 씨앗이 세상을 바뿐다’라는 말처럼 오늘날 종자는 식품산업을 넘어 화장품, 의약품 등 각종 응용산업에 사용된다.

1990년도 일본의 화장품 회사 시세이도는 인도네시아 자무에서 추출한 원료를 이용해 ‘UV White’브랜드의 미백 및 노화방지 화장품을 개발하고, 51건의 특허를 취득했다. 하지만 2001년 인도네시아의 민간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토착민에게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생물해적행위(biopiracy)라고 시세이도를 비난했고, 시세이도는 결국 2002년에 특허를 자진 철회했다. 생물자원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사례다.

1993년 발표된 생물다양성협약(CBD: Convention of Biological Diversity)과 이의 실천적 내용을 담은 ‘나고야 의정서’가 2010년 채택됨에 따라 생물자원 보존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나고야 의정서는 2010년 10월 일본 나고야총회에서 채택됐으며 2014년 10월 평창총회에서 발효됐다. 한국은 2017년 참여국이 됐으며, 전세계 130여개국이 비준했다. 나고야 의정서는 쉽게 말하면 ‘유전자원(genetic resources)의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공유’를 실현하기 위한 국제적 약속이다.

종자산업은 농업의 반도체이다. 머지않은 미래에서는 종자산업이 인공지능 및 정보기술보다 더욱 중요한 기술로 인식될 것이다. 또한 건강하고 충분한 양의 유전자원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농축수산물의 생산이 원활하게 유지되지 못하고, 국가적으로 식량경제가 무너지는 등의 안보위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중요한 농산물의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육성해 유전자원을 국가적으로 다질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유전자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체계적인 유전정보 연구를 위한 국가적인 관리도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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