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단식
[천왕봉]단식
  • 경남일보
  • 승인 2023.09.1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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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논설위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째 단식 투쟁 중이다. 이 대표의 단식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논란이 거세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이 뜬금없다는 반응에 개인의 사법적·정치적 위기를 회피하기 위한 ‘땡깡’이나 ‘꼼수 단식’이라는 것이다. 반면 또다른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권의 폭정·억압에 의해 파괴되는 민주주의를 회복시키기 위한 희생적 단식’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단식 투쟁을 보고 있자니 착찹함이 앞선다. 우리나라 정치가 여전히 후진적·퇴행적 정치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과반 의석을 훌쩍 넘는 절대 다수 의석을 갖고 있는 제1야당의 대표가 단식을 해야 할 정도로 우리나라 정치가 엉망진창이었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뿐이다.

▶우리나라 단식투쟁사를 돌이켜 보면 많은 정치인들이 단식투쟁을 벌였다. 하지만 국민적 공감을 받은 정치인의 단식 투쟁은 극히 적다. 전두환 신군부 독재정권에 맞서 벌인 YS(고 김영삼 전 대통령)와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 거대정권을 상대로 벌인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 단식 투쟁만이 국민이 공감했을 뿐이다. 두 정치 거목들에게는 ‘민주화’라는 명분과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라는 대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단식 투쟁을 놓고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지금의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상황이 거대 야당의 대표가 곡기를 끊으면서까지 목숨을 담보로 한 단식 투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인지도 의문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대한민국의 정치 수준이 더 퇴보한 것이다. 정영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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