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최후 수단
[천왕봉]최후 수단
  • 경남일보
  • 승인 2023.09.1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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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재 논설위원
말 그대로 몸을 지탱하기 위한 음식을 중단한 것이 단식이다. 7할이 물로 채워지는 사람의 몸은 공기가 없는 곳에서 3분 정도만, 물을 먹지 못하는 경우는 약 3일만, 흔히 소금으로 이해해도 무리가 없을 나트륨 공급이 없는 상황에서는 10일 정도 지나면 목숨을 유지하기 힘든다고 한다. 따라서 사흘간 물없이, 소금없이는 열흘을 버티지 못하는 게 인간의 생명이다. 조건과 육체적 상태에 따라 일률적일 수 없지만 대체로 그렇다.

▶건강과 연관된 치료적 목적도 있고, 종교적 신념, 정치적 투쟁을 목표로하는 단식 등 그 유형과 목적이 모두 같지 않다. 근대사 그 상징으로 일컬어 질 수 있는 정치인은 비폭력 정치지도자인 인도의 간디를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일생동안 수차례 물과 소금으로 20일 이상을 버틴 역정이 있다.

▶국회 제 1당, 야당 대표가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반정권 타깃의 저항이다. 그런데 의외의 방식에 눈길이 모인다. 공개적으로 정한 단식의 장을 벗어나고 밤에는 아예 모습을 감추기도 하고, 스스로 일정소화를 언급했고 회의도 참석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단식한다면 주위의 누구나 처절한 긴장감에 싸이게 된다. 그 종국적 도착점은 목숨을 잃기 때문이다. 진정성이 온전하다면 죽음이 전제되는 것이다. 염려할 일이다. 먹을 것 먹고하는 ‘웰빙’ 단식으로 폄훼하는 시선도 없지 않다. 힘없는 사람의 최후 수단인 단식 순정이 훼절돼서는 안된다. 포장된 겉과 다른 의도가 있다면 그 또한 뿌리깊은 정치냉소를 가중시키게 된다. 아니길 바란다. 정승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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