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냉동이면 어때? 미국에서 대박 난 한국 김밥
[기고]냉동이면 어때? 미국에서 대박 난 한국 김밥
  • 경남일보
  • 승인 2023.09.1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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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균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저희 김밥 제품은 재고 부족으로 10월까지 품절입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미국의 대형 식료품 매장에 붙여진 김밥 판매 공지글이다. 미국 전역에 560여 개의 매장을 둔 트레이더 조스(Trader Joe's)가 지난 8월 출시한 한국의 냉동김밥이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오색 찬란한 고명이 올라간 비빔밥이나 정갈하게 차려진 불고기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김밥이 미국에서 품절 대란이라니 묘한 쾌감도 느껴진다.

트레이더 조스에 냉동김밥이 출시된 직후엔 지금과 같은 반응은 없었다. 냉동식품을 전자레인지로 해동하면 냄새가 날 뿐만 아니라 식감 역시 좋지 않다는 일반적인 인식 때문이었다. 하지만 짧은 영상 SNS 플랫폼인 틱톡(Tik Tok)에 올라온 한인 모녀의 냉동김밥 시식 영상이 11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상황은 대반전을 이뤘다. 미국 내 K-팝, K-컬쳐에 대한 관심과 SNS의 파급력이 더해져, 영상 게시 2주 만에 미국의 전 매장에서 냉동김밥 재고 부족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실제로 냉동김밥을 미국에 수출한 한국 업체는 영하 45도의 급속냉동 기술을 통해 냄새, 식감 등 냉동식품에 대한 대중의 선입견을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김밥 한 줄을 세 등분하여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미국에서 일반적인 한국 김밥이 보통 9~10달러에 판매되는 반면 냉동김밥은 3.9달러에 즐길 수 있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이 업체는 초도 수출물량 250t이 순식간에 완판되어 현재 2차 납품을 준비 중이며, 한국의 또 다른 냉동김밥 생산 업체는 영국 수출을 시작했다고 하니 세계적인 인기몰이도 예상해볼 만하다.

한때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달고나 뽑기’, 아카데미 수상작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가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은 적이 있었다. 이번 냉동김밥에 대한 미국 전역의 폭발적인 관심이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시작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새로운 제품 개발과 치밀한 마케팅 전략을 바탕으로 K-팝과 K-콘텐츠를 적극 활용한다면 냉동김밥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K-푸드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오히려 김밥은 한 끼 식사로 일상생활에서 간편하게 자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달고나 뽑기’나 ‘짜파구리’와 비교해 보았을 때 확장성도 더 있어 보인다.

한국의 냉동김밥은 미국 흥행을 계기로 다음 달 독일 식품박람회를 통해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한다. 또한, 미국 내 SNS에서는 김밥 조리법과 더불어 떡볶이, 튀김, 라면 등 다른 한국 먹거리와 함께 냉동김밥을 즐기는 먹방 영상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K-푸드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과 예상치 못한 성공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이를 계기로 다양한 K-푸드가 널리 알려져 K-컬쳐가 글로벌 주류 문화로서 더욱 사랑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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