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서 같은 도심 속 교정시설 '거창구치소'
관공서 같은 도심 속 교정시설 '거창구치소'
  • 이용구
  • 승인 2023.09.14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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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자, 죄질·형량 적은 1~2년 단기사범
2층 문화공간 도서관·영화감상실 등 갖춰
가족과 1박 2일 보낼 수 있는 ‘만남의 집’
구내 식당은 재소자 자율배식 운영 '눈길'

14일 거창읍 가지리 도심의 최대 아파트 단지 뒤편 건흥산을 뒤로한체 자리잡고 있는 거창구치소를 찾았다.

지난 1월에 준공한 거창구치소는 본관동을 비롯한 1~3층 구조의 6개동으로 이뤄져 있다.

10월 중 공식 개청 예정인 거창구치소는 영화에 등장하는 높은 담장으로 둘러쌓인 구치소 건물과는 달리 밖에서 보기엔 일반 관공서와 다름 없어 보였다.

이곳 구치소에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미결수를 포함해 200여명(여성 30명)의 수용자들이 머물고 있다. 수용자들이 머물고 있는 방은 5인실과 3인실, 1인실로 돼 있다. 앞으로 10월이면 수용자들이 350여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곳의 수용자들은 1~2년 단기사범들이다. 경제사범과 임금체불, 근로기준법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 보이스피싱범 등 비교적 죄질과 형량이 적은 단기사범이고, 살인, 강도, 성폭력, 마약, 조직, 폭력 등 강력 사범들은 일체 수용이 안된다고 구치소측은 밝혔다.

수용자 공간으로 들어가기 위해 휴대전화를 비롯한 소지품을 모두 맡긴 뒤 철문이 있는 수용자들의 공간으로 향했다.

수용자들이 머물고 있는 자치사동 철문이 열렸다. 자치사동은 그동안 상상했던 구치소와 사뭇 달랐다.

복도 밖으로 보이는 수용자들이 머무는 공간의 방 창문에는 수형자들의 세탁물이 즐비하게 걸려 있어 겉으로 보기에는 마치 일반 빌라주택으로 보였다. 물론 창문은 밖으로 개방이 안되게 쇠창살로 둘러쌓여 있었다.

구속 후 수용자들이 처음으로 발을 디디는 곳은 신입·전입 검사실이다. 이후 의체검사실로 이동해 세부적인 검사를 받게 된다. 의체검사실에서는 이른바 ‘항문검사’로 불리는 절차가 이뤄진다. 수용자들의 청결을 위해 의체검사실 한켠에는 샤워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과거에는 모두 옷을 벗겨 교도관이 직접 육안으로 항문을 검사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독립된 커튼이 있는 곳에서 바닥에 설치된 레이져 카메라를 통해 검사가 진행된다.

특히 수용자들이 이용하는 1층 구내 식당에는 자율배식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기존의 구치소처럼 일일이 방마다 배식을 넣어주는 것이 아니고 수용자들이 직접 구내 식당에서 배식을 받아 자유롭게 식사를 하는 것이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실제 수용자들이 줄을 서서 배식을 받아 식탁에 모여 않아 식사를 하는 모습은 상상했던 구치소와는 확연히 달랐다.

1층에는 또 개방 접견실도 갖춰져 있다. 칸막이 없이 탁자상에서 직접 대면 면회를 한달에 한번 할수 있게 공간을 따로 만들어 운영 하고 있다.

2층으로 올라가자 문화관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문화관에는 도서관과 운동시설, 영화감상실, 서예 등의 특별활동을 할수 있는 공간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수형자들의 종교활동도 할수 있게 기독교·천주교·불교 등 각각의 시설도 꾸며져 있었다.

구치소 측은 수용자들이 이곳에 머무는 동안 각종 자격증을 딸수 있게 전기기능사 자격증반, 승강기점검 기능반, 봉제기술반 등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구치소 한켠에는 가족과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만남의 집도 위치해 있었다. 화장실과 취사시설까지 갖춘 만남의 집은 얘기가 있을 시 특별한 경우에는 2박도 가능하다

김찬우 구치소장은 “교정시설의 주 목적은 재범 방지가 주된 목적이다”며 “이곳에 들어오는 수용자들은 개선가능성이 많은 사람들이다보니 강제성보다 자율적으로 사회와 유사하게 접할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최대한 많이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용구기자

거창구치소 본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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