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꿈키움교실 사제동행 문화탐방 중학생 (상)
2023 꿈키움교실 사제동행 문화탐방 중학생 (상)
  • 김성찬
  • 승인 2023.09.18 1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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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섬에 이토록 아픈 역사가 있을 줄은…”
 
산청중학교 1학년 허은서(왼쪽), 최선화 학생


안녕하세요. 저희는 이번 꿈키움 교실 활성화를 위한 사제동행 문화탐방의 ‘중학생 편’ 안내를 맡은 산청중학교 1학년 허은서(왼쪽), 최선화입니다. 반갑습니다.ㅎㅎ

지난달 고등학교 언니 오빠들이 다녀온 제주 탐방기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언니 오빠들만큼 잘 설명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긴 하지만 저희 둘이서 최선을 다해 이번 여행을 소개해 보도록 할게요. 말주변이 없어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엄두가 나진 않지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예쁘게 봐주세용. 아참. 잠깐 저희 탐방단 소개를 해 드려야겠네요. 이번 여행에는 저희 산청중 외에도 용원중, 합포중, 양덕여중, 명곡여중, 합천여중, 진교중, 대아중, 호암중, 밀양여중, 동원중, 동국대사대부속홍제중 등 12개 학교의 인솔 선생님과 학생 60여명이 참여하게 됐어요. 저희 산청중 노명옥 교장선생님이 인솔단장을 맡으셨고요. 거기에 부단장 선생님 두 분이랑 보건선생님 한 분도 동행하셨답니다. 자 그럼 저희들의 3박4일 제주도 여행기를 시작하겠습니다. 한 번 가 보실까요?



◇첫째 날, 4·3 평화공원을 가다

선화: 드디어 제주도 가는 날이 밝았습니다. 저는 전날 잠을 많이 못잤어요. 너무 설렌 탓에 잠을 설쳤거든요.

은서: 저도 마찬가지에요. 너무 설레서 쉽게 잠이 잘 안오더라고요. 그래서 선화랑 전화로 한참 수다를 떨었지 뭐에요. 그래도 마음이 진정이 안되더라고요. 결국 늦잠을 자버렸답니다.

선화: 그래도 제시간에 눈을 떠서 다행이었어요. 아침 6시50분에 학교 후문에서 친구들이랑 선생님을 만나 공항으로 고고씽. 공항가는 버스 안에서 은서랑 사진도 찍고 신나는 노래도 함께 듣고 했더니 이런저런 얘기도 나눴더니 금새 도착하더라고요.

은서: 비행기가 조금 지연되기는 했지만 그거조차 좋았어요. 비행기 안에서 이륙을 기다리며 잠깐 하늘을 올려다봤는데 너무 예뻐서 눈을 못떼겠더라고요. 선명한 옥빛 하늘에 동글동글한 구름이 송송 박혀있는데 너무 귀여웠어요.

선화·은서: 30분 동안의 짧은 비행을 마치고 드디어 제주도에 도착했습니다. 느낌이 그래서일까요. 왠지 제주는 공기도 다른 것 같더라고요. 일단 저희 탐방단은 버스 2대에 각각 나눠 타고 1일차 첫번째 예정지인 4·3 평화공원으로 출발했습니다.

은서: 도착한 곳에서 만난 공원은 너무 아름다웠어요. 푸른 나무들과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 있어서 기분마저 상쾌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선화: 그런데 평화기념관에 들어서는 순간 뭔가 기분이 차분해지는게 바깥 풍경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어요.

선화·은서: 사실 저희들는 제주도에서 일어난 4·3 사건이 어떤 일인지 전혀 몰랐었거든요. 근데 이곳 평화기념관에서 역사적 사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영상을 관람하고 추모비까지 보고나서야 당시의 제주 사람들의 아픔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그런 참혹한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한편으론 화가 나고 또 한편으로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저희들 모두 제주 도민들의 뜻깊은 희생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은서: 다소 무거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일정을 마친 저희들은 돈까스 뷔페에서 맛난 저녁을 먹고 호텔에 도착해 여행가방을 풀었습니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모를 정도로 이것저것 눈에 담느라 정신이 없었던 하루였답니다.

◇둘째 날, 섬 속의 섬 우도와 신재생 에너지

은서: 제주에서의 첫 아침을 맞았습니다. 오늘 저희는 우도를 갑니다. 소를 닮아 이름 지어진 ‘섬 속의 섬’ 우도에요. 배를 타고 도착한 우도에서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검멀레 해변. 깎아낸 듯한 바다 절벽과 수평선이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 곳이었어요.

선화: 휴대전화 카메라로 아무 곳이나 막 찍어도 전부 ‘인생샷’일 만큼 풍경이 예쁜 곳이었답니다. 은서랑 둘이 사진을 엄청 찍었어요. 다른 친구들도 전부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더라고요. 그리고 근처 가게에서 파는 땅콩 아이스크림이랑 한라봉 아이스크림이 정말 맛났어요.

은서: 다음 코스는 우도의 자랑이자 산호 해변으로 유명한 서빈백사. 모래 백사장이나 몽돌 해변은 자주 봤지만 산호 부스러기로 만들어진 해변은 처음이라 너무 신기했어요. 물감을 풀어놓은 것 같은 바다는 또 어떻구요. 새하얀 해변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습니다.

선화·은서: 그런데 예쁜 풍경에 넋을 잃고 사진 찍다가 그만 둘 다 파도에 신발이 다 젖어버렸어요. 축축한 발 때문에 이날 하루종일 불편하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너무 예쁜 바다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들을 많이 남길 수 있었으니까요.

선화: 그렇게 우도와는 작별을 하고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구좌읍에 위치한 제주에너지공사에서 운영하는 ‘CFI에너지 미래관’이었습니다. 그렇게 가까이에서 풍차, 아니 풍력발전기를 본 건 처음이었어요.

은서: 정말 어마어마하게 컸어요. 바람을 받아 휭휭 돌아가는 발전기 날개가 되게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선화·은서: 그 곳에 계신 분들의 설명을 들어보니 ‘탄소없는 섬 제주’ 실현을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기후위기가 정말 심각한 수준까지 와 있다는 사실도 새삼 느낄 수 있었고, 그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친환경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저희들도 작은 힘이나마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거나 재활용 제품에 대한 꼼꼼한 분리수거와 같은 생활 속 실천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정리=김성찬기자 kims@gnnews.co.kr





 
첫 날. 제주 4.3 평화공원을 둘러본 뒤 모두 모여 찰칵. 날씨는 뜨거웠지만 공원이 너무 초록초록하게 예뻤던 곳이에요.
4.3 평화기념관에서 제주의 가슴아린 역사적 사건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듣고 관련 영상까지 관람하면서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도 검멀레 해변은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멋진 곳이었답니다. 친구들도 선생님들도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여기저기서 찰칵 찰칵 찰칵.
산호 해변으로 유명한 서빈백사. 비록 신발이 바다에 빠져 하루종일 찝찝했지만 시원한 바닷바람과 에메랄드 빛 바닷물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답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풍력발전기에 압도당한 날. 제주에너지공사에서 운영하는 ‘CFI에너지 미래관’에서 단체사진 한 컷.



◇사제동행 문화탐방 단장 노명옥 산청중학교 교장

노명옥 산청중학교 교장
노명옥 산청중학교 교장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기후위기 대응을 생각하게 됐다.”

이번 꿈키움교실 활성화를 위한 사제동행 문화탐방은 경남일보가 주관해 60여 명의 학생과 교사가 함께 동고동락하며 3박4일 동안 사제의 정을 쌓고 서로를 이해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돼 참여한 모든 학생들에게 자존감을 높여주는 계기가 됐다.

이번 문화탐방 중 가장 큰 교훈을 준 곳이 바로 제주에너지공사가 운영하는 ‘CFI에너지 미래관’이었다. 이곳에서는 ‘탄소없는 섬 제주’ 실현을 위한 에너지 정책 및 기술정보교류를 하는 곳이었는데 제주의 기후위기에 대응해 친환경에너지 100% 전환과 4차 산업혁명 선도 모델을 제시하고 있었다.

2030년까지 탄소없는 제주 실현을 위해 에너지 이용 효율을 개선하고 도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가는 등 다양하게 노력하는 모습들이 참으로 인상깊게 다가왔다. 기후 위기에 대응해 ‘우리 학생들이 할 일’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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