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호모 어바누스, 항공모빌리티의 시대에 다가서다
[객원칼럼]호모 어바누스, 항공모빌리티의 시대에 다가서다
  • 경남일보
  • 승인 2023.09.1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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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돈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양희돈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신은 자연을 만들었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 1800년 도시화율 3%, 2016년 55%, 2050년 68%, UN에서 발표한 세계 도시화 전망의 내용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류학자들은 도시에서 태어나고 살아갈 오늘날의 인류를 ‘호모 어바누스(Homo Urbanus)’라 정의한다.

호모 어바누스는 편의성, 경제성에 매료되어 점차 도시를 선호하게 되었지만 좁은 지역에 모여 살게 되면서 환경문제 등 각종 부작용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그중 하나가 이동 문제로, 도로는 정체로 몸살을 앓고 이를 해소할 방안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류 스스로의 해답이 바로 비어있는 하늘길을 이용한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이라는 새로운 교통수단이다. UAM은 도심 내에서 친환경 항공기를 이용해 승객 및 화물의 이동을 목적으로 타 교통수단과 연계되는 새로운 항공교통 체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UAM 개념의 중심에는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가 있고 이를 운용하는데 필요한 이착륙장, 통신, 관제 등 관련 인프라가 수반된다.

현재 상용화가 임박한 전기수직이착륙기는 멀티콥터 형태로 저속(50~100㎞/h) 방식인 데 비해, 도심을 벗어나 원거리 지역까지 고속(200~300㎞/h)으로 비행하기 위해 날개를 이용하는 방식까지도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구분해 미래항공교통(AAM; Advanced Air Mobility)이라 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UAM의 상용화는 2025년, AAM은 2030년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바야흐로 호모 어바누스는 항공모빌리티의 시대에 성큼 다가서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1960년대 미국 ABC 방송에서 방영되었던 젯슨 가족(The Jetsons)이라는 만화영화에서 항공모빌리티를 연상시키는 놀라운 상상력과 통찰력을 확인할 수 있다. 아마도 이름에서 보다시피 당시 제트엔진 여객기의 보급에 따른 열광과 그러한 동력을 소형화해 수직이착륙 형식으로 이용하면 자가용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만화적인 상상이 더해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이러한 상상은 1983년 미국에서 몰러 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가 창립되면서 소형 터보팬 엔진을 이용한 수직이착륙 방식의 스카이카(Skycar)가 꾸준히 연구되었다.

필자가 근무했던 삼성항공(현 KAI)에서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스카이카의 공동개발을 추진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엔진을 이용한 헬기나 스카이카 방식이 아닌 모터를 이용한 멀티콥터 방식의 기체가 판정승을 거두었다. 최근 배터리, 소재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며 저소음, 친환경 측면에서 월등한 전기모터를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수준의 동력원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만화적인 상상이 현실과의 괴리가 크다면, 영화적인 상상은 실사를 사용하기에 그나마 현실감 있는 상상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측면에서 스티븐 스필버그가 기획한 영화 ‘빽투더퓨쳐’ 2편에서 등장하는 드로리언의 모습은 가히 날으는 자동차의 상상을 자극하는 기념비적인 아이콘이라 할 수 있다. 1990년 초 필자가 중학교 졸업 즈음에 친구들이랑 부산 남포동 극장에서 봤던 그때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하다. 영화 ‘빽투더퓨쳐’ 2편의 미래 배경인 2015년 보다 10년 가까이 늦었지만 우리 앞에는 항공모빌리티의 시대가 어느덧 성큼 다가와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에서도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대응해 항공모빌리티과를 신설했다. ‘빽투더퓨쳐’의 드로리언에 공감하는 Z세대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열어갈 항공모빌리티 분야에 도전하기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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