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싱크홀
[천왕봉]싱크홀
  • 경남일보
  • 승인 2023.09.2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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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기 논설위원
강원도 민둥산에 가면 억새 말고도 돌리네라는 색다른 볼거리가 따로 있다. 깊은 산 속 옹달샘처럼 생긴 정상부의 둥근 돌리네는 리틀 백록담이라 불리면서 요즘 2030의 성지로 소문 나 있다. 민둥산 상징인 ‘은빛 억새’를 능가할 만큼 인기 폭발이다. 가을보다 녹음이 짙은 여름에 더 아름다운 돌리네를 감상할 수 있다.

▶돌리네(Doline)는 슬라브어로 ‘계곡’이다. 석회암 지대의 갈라진 틈으로 스며든 빗물에 탄산칼슘 등이 용해돼 나타나는 지반침하 지형이다. 카르스트 지형에서 석회암 지표가 서서히 녹아 무너지면서 만들어진다. 용식·함몰작용에 의해 사발이나 접시 같은 형태를 보인다. 돌리네와 돌리네가 이어져서 생긴 좁고 긴 땅은 우발레(Uvale)라고 한다.

▶지금이야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돌리네는 사실, 언젠가 한 번은 갑자기 땅이 꺼진 공포의 순간을 겪었던 곳이다. 사람이나 동물이 있었다면 끔찍하게 숨졌든지 혼비백산 했을 게 분명하다. 우리말로 ‘땅꺼짐’이고, 영어로는 싱크홀(sinkhole)이다. 싱크홀은 석회암 지대 뿐 아니라 퇴적지층에서도 빈발하고 요즘은 도심지에서 자주 발생해 사람을 놀라게 하고 있다.

▶진주 관문도로에서 최근 잇따라 싱크홀이 발생해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 4일에 이어 17일에도 상평동에서 30m 거리를 두고 싱크홀이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간선도로여서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노후 관로 파손에 따른 토사유실 때문이라지만, 진주 도심에 우발레가 생기지 않을까 쓸데없이 걱정된다. 한중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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