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창원대학교 교수

현대인들은 자동차 중심 도시환경의 편리성에 익숙해져, 일상생활 중 신체활동량은 계속 감소해왔다, 반면, 영양분 섭취량은 크게 증가하면서 비만인구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이다. 물론, 우리나라보다 훨씬 빠르게 자동차 중심인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많은 국가들도 비만인구의 지속적 증가와 그에 따른 의료비, 조기사망손실액 등의 사회·경제적 손실 규모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필자의 경우도 활동량이 넘쳤던 20대 초반에는 60㎏도 안 되는 날렵한 체형이었지만, 40대 부터는 70㎏을 넘는 비만 체형으로 변해왔다. 50대 초반인 현재는 운동, 다이어트, 요요현상의 반복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다행히 ‘걷기와 자전거 타기의 증진을 위한 도시환경평가기법의 개발’이라는 연구를 수행한 덕분에, 일상생활 중 걷기 또는 자전거 타기와 같은 신체활동이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어,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질환은 없다.
하지만, 이러한 비만과 그에 따른 유병률의 증가 문제는 성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건강하게 성장해야 하는 소아·청소년들의 비만율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질병관리청 발표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고등학생의 비만 유병률이 남학생 17.5%, 여학생 9.1%로 최근 10년간 2배 이상, 그리고 비만과 관련이 높은 제2형 당뇨병도 증가하고 있다.
물론 국가차원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 적극 시행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지방정부와 우리 아이들의 일상생활이 주로 이루어지는 집과 학교 주변의 지역사회에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학군 단위, 아파트 단지 등 이웃과 동네의 개념을 공간으로 공감할 수 있는 수준에서 소아·청소년들의 일상생활 중 신체활동을 자연스럽게 향상하게 시킬 수 있는 공간과 활동 프로그램을 만들어주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놀이터와 공원을 새로 조성하거나 또는 재개발·재건축의 대규모 사업을 진행할 때 우리 아이들의 신체활동량을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활동친화적으로 디자인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집에서 학교까지 안전하게 도보 또는 자전거로 통학할 수 있는 거리를 조성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육부에서 시행하는 지자체·교육청·학교가 함께 공모하는 학교복합시설 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뛰어놀고, 운동할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제공해주는 것도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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