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부족한 조선인력, 외국인으로 채워서야…
[기자의 시각]부족한 조선인력, 외국인으로 채워서야…
  • 배창일
  • 승인 2023.09.2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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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일 지역부
배창일 기자


거제시 외국인 인구유입이 올해 들어 급격히 늘었다.

거제시에 따르면 지역 외국인 수는 작년 5900여 명에서 올해 8월 기준 9600여 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등록 외국인 수는 올 연말 1만 명을 넘을 것이 확실하다.

이는 오랜 불황이후 찾아온 조선업 호황에 따른 것이다. 실제 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외국인 노동자 수는 2020년 12월 1991명에서 2023년 6월 말 기준 4651명으로 226%가 늘었고, 올해 말에는 600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경기는 나아졌지만 지역경제는 여전히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구가 유입되면 자연스레 지역경제가 나아졌던 지난 시절과는 딴 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외국인 인구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 수가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15년의 경우 높은 비율로 선주사 직원과 가족들이 거제에 체류하며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을 줬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올해 E7, E9 비자로 거제에 와 있는 외국인들은 최소한의 생활비 외에는 대부분의 임금을 본국으로 송금하기 때문에 실물경제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특히 편의점이나 한적한 공터에 무리를 지어 시간을 보내는 외국인들 때문에 치안 역시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외국인 조선노동자는 증가하는 반면 내국인 조선노동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거제를 떠났던 숙련 내국인 노동자들이 많은 일감에도 불구하고 거제를 외면하고 있다. 저임금 구조가 고착화된 지역 조선업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대한민국 조선업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고강도 노동에 저임금 구조로는 세계 최고라는 말이 언제까지 가능할지 미지수다. 무분별한 외국인 조선노동자 확대는 생산품질 저하, 지역치안 불안 등의 각종 문제점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숙련공의 기량 축적 역시 단시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조선업이 대한민국의 기간산업이자 거제의 성장 동력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내국인 노동자 채용이 필수다. 이를 위한 임금 현실화도 수반돼야 한다. 꿈만 같지만,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인력 100%를 직영으로 구성한다면, 적어도 거제에서는 조선업 인력수습 문제는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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