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여야 똑같은 지지율…총선 결과 궁금하다
[경일시론]여야 똑같은 지지율…총선 결과 궁금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23.09.2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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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모 논설위원
정재모 논설위원


여당과 거대 야당의 지지율이 최근 똑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33%씩 나왔다. 지지 정당 없다는 무당층은 29%. 이 기막힌 ‘공평 득점’은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다. 그 앞 2주간 여야 지지율도 1~2%포인트 차이만 났을 뿐 이번과 거의 같았다. 따라서 이 결과는 대체적 추세로 볼 만하다.

이 여론을 보는 여야 심정은 답답할 거다. 한쪽은 ‘저 당이 저토록 죽을 쑤는데도 점수 차이가 왜 없느냐’고 한다. 다른 쪽은 ‘이런 판국에 당 형편을 웬만큼 추스르면 저 당쯤이야…’ 싶을 테다. 그러나 야당대표 영장 심사 직후의 현재 기류로선 양당이 가진 한계와 문제가 별로 잘 풀릴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이런 판국에 기이할 만큼의 공평한 지지율에 국민들은 뭐라 평할까. 그나물에 그밥? 도토리 키 재기랄지도 모르겠다. 29%는 무당층이라지만 정치혐오층에 가까울 거다.

내년 4월 총선을 여섯 달 남짓 앞두고 있다. 이쯤에서 각 정당은 승패를 가를 무당층 얻는 데에 명운을 걸고 나설 때다. 그러나 여야 모두 다른 일에 바쁜지 그런 모습은 볼 수가 없다. 여당은 수도권에 엄두가 나지 않는 걸까. 하는 일 없이 상대방 사법 리스크나 손꼽으며 세월 보내는 형국이 박보장기 손님 실수 바라는 꼴이다. 야당은 강성 지지층만으로도 자신만만한 걸까. 민심 살피기에는 눈감은 듯 주구장창 ‘독재 폭정’만 주문처럼 왼다. 체포동의안 가결 뒤엔 내홍까지 깊어졌다. 이처럼 여야는 선거일이 한참 남았다고 생각하는지 총선 문제엔 절실함이 없어 보인다.

여당은 말로는 내년 총선이 중요하다고 한다. 입만 벌렸다 하면 총선 전략으로 인적 쇄신을 부르짖는다. 그러나 행동을 보면 자신 말고 남을 바꾸자는 게 그들이 말하는 쇄신인 모양이다. 여야가 모두 인물 갈이 작업에 어정쩡한 거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고 한 어느 서양 문사의 묘비명을 상기할 일이다. 서두르지 않으면 인적 쇄신과 총선 승리는 물건너간다.

텃밭 공천 따는 능력 하나로 선수(選數)만 늘려온 의원들 물갈이하는 게 정당의 인적 쇄신이다. 지금껏 여당에선 중진 누구도 헌신적 불출마를 선언한 사람이 없다. 엎드려 눈알만 굴리는 터에 정당은 막판에 누굴 내세울까. 결국은 금배지 놀음에 닳고닳은 사람들이 화투판 공산짝에 솔껍떼기 비어지듯 또 그 얼굴 내밀 것이다. 좋은 새 인물 못 내면 지금 의석과 별반 다르지 않으리란 소릴 들으면서도 말이다.

무당층이 많은 표밭은 영남일까 호남일까 아니면 강원·충청일까. 수도권이리라. 한데도 여당의 경우 대표와 정치인들이 즐겨 찾는 곳은 영남 일색이다. 집토끼부터 잘 잡아두자는 뜻이란다. 출마할 대통령 주변 인사들도 영남만 노린다는 소리가 들린다. 당에서는 달리 총선 대책을 가지고 있나. 수도권 제쳐두고 텃밭만 바라보는 국민의힘이 유권자 눈엔 살강 밑 숟가락 줍고 실실대는 팔푼이만큼 한심하다.

총선 인식도 정부 지원론과 견제론이 팽팽하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지원과 견제는 각각 45% 안팎으로 나오고 있다. 이러하다면 이도저도 아닌 10%에서 더 많이 얻을 노력이 여야간 최우선 과제일 게다. 하지만 양당은 그럴 생각도 여력도 없어 보인다. 정치 혐오감은 더욱 깊어진다.

정치 혐오감에 젖은 사람들은 지금의 여론 삼분(三分) 현상을 괜찮게 볼지 모른다. 무당층이 실제 투표에서 몽땅 기권하거나 여타 정당에 찍을지는 의문이다. 그렇지만 선거 결과가 여론처럼 여 3, 야 3, 군소당 및 무소속 3의 비율로 나온다면 여야 입장과는 달리 국민들에겐 만족스러울 수도 있다. 야권의 국정 발목잡기든 정부 여당의 독주든 둘 다 예쁘게 보일 리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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