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디지털 시대, 역설적인 독서의 중요성
[경일춘추]디지털 시대, 역설적인 독서의 중요성
  • 경남일보
  • 승인 2023.10.0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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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윤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김종윤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김종윤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 중 종이책을 한 권 이상 읽은 성인 독자의 비율은 41%에 불과하며, 평균적으로 1년에 4.5권을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이용과 관련된 조사도 눈에 띈다. 같은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수행한 ‘한국미디어패널조사’에서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하루에 2시간 21분, 컴퓨터는 1시간 24분 이용하고 있으나, 신문 책 잡지를 읽는 시간은 35분에 불과하다고 한다. 특히 인쇄 매체를 읽는 시간인 35분의 시간은 Z세대(1990~2000년대)의 읽기 시간(2시간 27분)이 그나마 높다. M세대(1980~1990년대)는 하루 평균 12분, X세대(1960~1970년대)는 5분, 베이비붐 세대(1950~1960년대)는 4분가량 읽는다. 책을 한 해에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국민의 절반인데, 인터넷·스마트폰에 하루 몇 시간씩 소비하는 것이 독서 현실이다.

전 국민적으로 독서율이 떨어지고 있으며 학생 및 성인들의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한탄은 비단 어제오늘 일만은 아니다. 또한 디지털·정보화 시대에 인터넷에서 최신 정보나 뉴스를 검색해 읽고 파악하는 행동도 이해할 만하다. 이제는 책이 정보의 주된 습득 수단으로써의 지위를 잃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 역설적으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 책들도 더러 나와 있어 주목할 만하다.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매리언 울프의 ‘책 읽는 뇌’, 나오미 배런의 ‘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 가 그러하다. 이들 저자에 따르면 독서의 중요성은 오히려 디지털 시대에 빛이 난다. 책은 정보를 가장 빨리 습득할 수 있는 수단은 아닐 수는 있겠으나, 자신의 속도로 조절해서 읽게 하며 깊이 있는 사고와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문장과 문단의 의미를 파악하고자 애쓰는 노력,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려는 추론, 천천히 문장과 글을 사색하며 음미하는 태도, 독서를 통한 사색과 자기 성찰 등은 오늘날의 사회에서도 그 중요성이 적지 않다. 독서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해 주의력을 분산하는 인터넷, 유튜브 등 디지털 매체를 통한 정보 읽기와 대비 된다.

흔히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자녀나 조카가 있는 분들은 이참에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훈계하는 대신에 자신의 책 읽는 모습을 직접 보여 주는 것은 어떨까. 올가을에는 기차나 공원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만큼이나 책이나 신문을 들고 독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풍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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