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경찰대 폐지 논란을 바라보는 시각
[기고]경찰대 폐지 논란을 바라보는 시각
  • 경남일보
  • 승인 2023.10.0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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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현 부산해운대경찰서 송정파출소 팀장·경감
경찰대 설립 취지가 ‘경찰 인재 양성’이라는 명분이 당시의 시대 상황에는 그나마 일리 있는 이유가 됐으나 오늘날에는 시대에 걸맞지 않을 뿐더러 여러 문제점도 나온다. ‘의무 복무를 이행하지 않고 경찰을 떠난 경찰대 졸업생’, ‘경찰대 출신 조기 퇴직자 급증’. ‘경찰대생의 이탈은 경찰대가 세금으로 운용되기 때문’, ‘군 복무 등 혜택이 줄어든 것도 경찰대생 조기 퇴직에 영향’ 등이 지적되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점에 앞서 ‘경찰대=경찰 인재양성’이라는 사람들의 무의식적 고정관념에 대해 생각해 봐야한다. 경찰대학이라는 관문에서 인재가 나온다는 것은 누군가 경찰대학 설립의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붙인 명분에 불과한 것을 여과 없이 그냥 그대로 받아들인 탓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세상에는 인재가 널려 있고 좋은 직장에 혜택까지 보장이 된다면 당연히 인재들이 모이게 되어 있다. 기업에서도 인재를 자체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채용을 통해 인재를 선발한다. 조선시대에는 전국 각지의 인재들이 벼슬자리를 얻고자 과거시험장에 모여들었다. 국립행정대학이 별도로 없어도 전국에 널려있는 인재들은 행정고시에 모여들고, 그들 중 선발해 엘리트 인재가 배출된다.

경찰대 출신은 경위(7급)로 임관 하지만 고시출신 경찰 입직자는 경정(5급 사무관)으로 임관 한다. 직급이 2단계나 높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경감(6급)으로 특채 되기도 한다. 경찰대와 동급 수준의 7급 공무원 공채에 해당하는 경찰간부후보생 입직경로도 있다.

경찰대와 경찰간부후보생 동등한 자질에 우열이 없음에도 굳이 경찰대를 존치할 이유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학교가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기 이전에 인재들이 그 학교에 모였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경찰대 입학생들은 경찰대가 없어도 능히 경찰간부후보생으로 선발될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고 본인의 뜻에 따라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 경찰대가 없으면 경찰인재 양성에 차질이라도 생기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결국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본다. 프랑스의 국립행정학교도 특권층 자녀의 출세 등용문으로 전락하는 폐단 등의 이유로 2021년경에 폐지됐다.

분석심리학의 개척자인 칼 구스다프 융의 명언을 빌리면 “무의식을 의식화 하지 않는다면 무의식이 삶의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고 했다 무의식의 고정관념을 탈피해야 한다는 교훈으로 마음에 와 닫는 말이다.

김채현 부산해운대경찰서 송정파출소 팀장·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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