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논단]10월 11일을 ‘항공우주인의 날’(국가기념일)로 제정하자
[아침논단]10월 11일을 ‘항공우주인의 날’(국가기념일)로 제정하자
  • 경남일보
  • 승인 2023.10.09 17: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순기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권순기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우주와 항공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최근 몇 년처럼 높았던 적은 없을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추석을 앞둔 9월 26일 ‘다누리’가 촬영한 지구 전면과 달 표면 사진을 공개해 우주를 향한 우리의 꿈을 한껏 자극했다. 다누리는 2022년 12월 27일 달 임무 궤도에 진입한 우리나라 최초의 달 궤도선이다. 우리나라는 2023년 5월 25일에는 실용위성 8기를 탑재한 ‘누리호’의 3차 발사에 성공해 세계 항공우주 7대 강국의 꿈이 멀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미국은 2017년 12월 국제적인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Artemis Program)을 시작했는데, 우리나라는 2021년 5월에 이 약정에 서명해 10번째 참여국이 됐다. 우리나라의 수준과 역량이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 정부는 지난해 12월 21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22회 국가우주위원회’를 열어 ‘우주개발 2.0 정책’을 확정했다. 이 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2032년에 우리나라 자력 기술로 ‘달 착륙을 완수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2045년에는 화성에도 착륙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범부처 종합 전략(5대 미션)도 설정했다. 즉, 우주경제영토 확장, 아시아 우주수송 허브 구축, 우주산업의 10대 주력산업화, 우주안보 체계 확립, 세계 수준 우주과학 역량 확보 등이 그것이다.

우주항공 개발과 관련한 우리나라의 과학적 성취와 정책적 목표를 기반으로, 우리나라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 및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같은 역할을 할 ‘우주항공청’을 설립해야 한다는 데 국민적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여야 정치권의 의견 조율 실패로 ‘우주항공청 설립에 관한 법률’의 제정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지만, 우주항공청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우주항공청의 설립 위치도 우리나라 항공제조기업의 70%가 집적돼 있는 경상남도, 그중 사천시로 최종 결정될 것이다. 바야흐로 우리나라도 우주항공 부문의 세계적 선진국으로 확실하게 발돋움하게 됐다. 우리 선조들은 추석 보름달을 바라보며 토끼와 계수나무를 찾았지만 이제 우리는 달에 착륙하는 것을 넘어 화성 착륙까지 도전하게 되었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우리나라 미래전략산업으로 확고하게 급부상한 우주항공 부문의 발전을 견인할 국가 정책과 국민 관심도가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국회 등 정치권, 정부 행정기관, 연구개발(R&D) 기관, 산업계, 학계 등 관련 기관과 조직의 역량을 결집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제고하고 국민의 자긍심을 고취할 필요가 커졌다. ‘항공우주인의 날’을 새로운 국가기념일로 제정하는 것은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국가기념일은 국가적으로 온 국민이 축하하거나 기릴 만한 일이 있을 때, 해마다 그 일이 있었던 날을 기억하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은 라이트형제가 세계 최초로 만든 동력비행기 라이트플라이어호의 첫 비행일과 연계해 8월 19일을 미국 항공의 날(National Aviation Day)로 선포했다. 중국은 자국의 우주사업 성과를 기념하고 우주정신을 고양하기 위해 4월 24일을 중국 우주의 날(Space Day of China)로 제정했다.

항공우주와 관련한 우리나라의 역사적 사실을 두루 살펴 항공우주 산업 발전과 우주개발의 역사에 기여한 날을 ‘항공우주인의 날’로 지정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최초로 제작한 항공기인 ‘부활호(復活號)’가 첫 비행에 성공한 1953년 10월 11일을 기념해 이날을 항공우주인의 날로 지정한다면 국민적 합의를 쉽게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항공우주 부문 기술 발전은 그 어떤 분야보다 인적 자원의 역량 결집이 중요하므로 항공우주‘인’의 날이라는 명칭이 훨씬 현실적이고 미래 지향적이다. 우리나라도 우주항공청 설립을 계기로 항공우주에 대한 역량을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하도록 항공우주인의 날을 제정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