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K-건설기계’의 경쟁력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K-건설기계’의 경쟁력
  • 경남일보
  • 승인 2023.10.1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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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국립대 명예교수
 

세계건설시장에서 ‘K-건설산업의 위상’ 못지않게 세계시장에서 경쟁력과 위상을 높여나가는 분야가 ‘K-건설기계’ 분야다. 건설기계 하면 흔히 포클레인라 부르는 굴착기, 휠로더, 불도저 등을 떠올리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도로와 철도, 교량, 상수도, 교통망에 대한 대규모 공사와 같은 인프라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건설기계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국내적으로 인프라에 대한 수요는 제한적이어서 우리나라 건설기계사들은 매출의 80%~90% 가까이를 해외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2019년 기준으로 세계건설시장에서 10대 건설기계제작사로는 1위가 시장점유율 16.2%의 미국 캐터필라(Caterpillar Inc.), 2위가 점유율 11.5%의 일본기업 고마쓰(小松製作所), 3위가 미국의 존디어(John Deere), 4·5위는 중국의 XCMG(Xuzhou Construction Machinery Group Co., Ltd)와 Sany가 차지했고, 6위는 스웨덴의 Volvo CE, 7위는 일본의 히타치(Hitachi Ltd.), 8위는 독일의 리페르(Liebherr), 9위에는 점유율 3.3%의 두산인프라코어가 자리했고, 10위에는 중국의 줌라이언(Zoomlion)이 차지했다. 그러나 2022년 순위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의 1·2위 다음으로 중국의 XCMG와 Sany가 각각 3·4위에 오른 데 이어 줌라이언이 7위에 올랐다. 반면 한국의 두산인프라코어는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국내 건설기계 분야는 ‘건설기계 3사’로 불리는 현대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 그리고 두산밥캣이 주도하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두산인프라코어가 HD현대에 인수되면서 새롭게 출발한 회사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약 15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0%가량 증가하였다. 이 같은 실적은 미국 등 북미 지역 수출이 급속하게 늘어난 영향이 컸고, 북미 지역의 HD현대건설기계 법인의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났다. 두산밥캣 역시 북미 시장 선전에 호실적을 보였는데, 두산밥캣은 과거에 두산그룹이 미국 밥캣을 인수하면서 만들어져, 대부분 수익이 북미에 집중돼 있는 편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핵심 광물 수요 증가와 공급망 재편에 따른 자원 개발 붐이 일면서 장비 수요가 또 급격히 늘고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시장에서도 건설기계가 잘 나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현지화를 통해 적극적으로 신흥시장 진출을 확대해왔는데, 현대건설기계는 선제적으로 브라질 현지에 공장을 세워 중남미 거점을 만들었고, 인도에도 법인을 설립해 시장 선점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 현대인프라코어도 삼림 개발과 발전 수요가 풍부한 중남미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인도에서는 모디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는 데다가, 중동지역은 사우디 네옴시티(Neom City)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프라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이어서 ‘기회의 땅’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아직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끝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제2의 마셜플랜’이라고 불리는 1200조원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펼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전후 복구와 교통 등 인프라 구축, 에너지 투자, 국토개발,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 등이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1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재건 지원 등을 조속히 추진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기업이 대표단을 꾸려 지난 9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에서 우크라이나 대통령, 총리 및 재건부총리 등을 면담한 후, 우크라이나 정부와 공동으로 ‘한국-우크라이나 재건협력포럼’을 개최해 협력 프로젝트와 국내 기업의 재건 참여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후 재건사업에 선도적으로 참여하게 되면 수많은 건설장비들이 필요하게 되고 따라서 국내 건설업체와 건설기계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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