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수 창원총국 취재팀장
천고마비의 계절, 학교 앞 공터에는 이른 아침부터 파크골프를 즐기러 나온 시니어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파크골프는 ‘미니 골프’라고도 불리며, 일반 골프보다 작은 공간에서 보통 1만원 내외 요금만 내면 1~2시간 동안 9홀 또는 18홀 경기를 할 수 있다. 거기다 잔디를 밟으면서 야외에서 주변 풍광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최근 수년간 장·노년층 사이에 크게 인기다.
한마디로 파크골프 열풍이다. 적절한 운동 겸 즐길거리를 찾지 못했던 시민들에게 재미와 일정한 운동량을 함께 갖춘 생활체육으로 각광받으면서 동호인들의 증가세가 폭발적이다.
이렇듯 파크골프장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창원시의 수용에 한계를 드러내 특단의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타 종목과 달리 조성에 대규모 부지 및 사업비가 투입되며, 도시계획시설 결정 등 행정절차 이행에 장기간 소요돼 균형적이고 체계적인 공급이 관건이며, 파크골프장 대부분이 하천부지에 조성되는 것도 문제다. 낙동강 유수와 수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파크골프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낙동강유역청과 협의해 규제를 완화시켜나가야 한다. 파크골프장이 단 1곳도 없는 진해구는 해군과 협상 및 부지이용 협약을 통해 돌파구를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창원시는 2026년까지 국제 공인파크 골프장 등 500홀 조성을 목표로 하는 마스트플랜을 수립했다. 하지만 길길은 멀기만 하다.
창원에서 국제경기장이나 전국경기를 할 수 있는 파크골프장은 대산 파크골프장이 유일하다. 창원 마산 진해지역을 요일별로 나눠 이용해도 혼잡하기 이를 데 없어 수요충족을 위해선 구장을 늘려가야 한다.
선착순 접수를 위해 아침부터 컴퓨터 앞에서 30분 이상 접속하고 있으며, 이 마저도 인터넷 활용이 서툰 실버세대는 기회를 잡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결국 파크골프장 이용에 한계를 느낀 창원시민들은 함안과 진주 등 외부로 눈을 돌리고 있다. 부족한 파크골프장 시설로 인해 진주와 함안, 그리고 양산 등지로 뿔뿔이 흩어져 원정 경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들어 기름값이 인상돼 장거리 이동에 따른 지출 비용 과다로 파크골프 이용자들의 고심이 깊다. 120㎞∼200㎞ 이동으로 비용지출이 만만치 않아 이사를 검토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파크골프 유랑족’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특례시 유지를 위해 젊은층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60대 이상 시니어층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인구 유출을 막아야 한다.
현재 검토단계인 입지 후보지는 총 8개소 227홀로 국제대회 유치가 가능한 대규모 공인 파크골프장, 주거지 인근 파크골프장 등 다양한 수요에 부응해야 한다. 주거지 인근 공원 및 하천부지는 시민 공감대가 우선이다. 광려천 파크골프장은 주민반발에 무산됐다. 파크골프장은 주민 산책로와 공원 등과 주로 맞물려 있으며 열악한 주차장 문제도 개선과제가 되고 있다.
파크골프장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창원시는 파크골프 동호인을 포함한 시민들이 지금보다 더 좋은 환경 속에서 생활체육을 즐길수 있도록 다양한 생활체육 프로그램 보급과 인프라 확충을 밝혔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리더십으로 누구나 찾고 싶은 ‘파크골프 메카, 창원’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모아야 겠다. 파크골프 전성시대다.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