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노후화 벗고 디지털 전환 박차 '창원국가산단'
[창간특집] 노후화 벗고 디지털 전환 박차 '창원국가산단'
  • 이은수
  • 승인 2023.10.15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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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건립 50주년을 맞는 창원국가산단이 침체일로에서 벗어나 미래 50년을 위한 대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창원국가산단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 기계공업의 요람 역할을 해왔으며, 1974년부터 창원의 경제와 산업을 견인해왔다.

하지만 산단 노후화와 국내외 경제여건 악화와 탈원전 정책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조금씩 명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에 창원시 민선 8기 들어 여러 노력들이 더해지며 방산·원전을 중심으로 조금씩 온기가 돌더니 지난해 생산액 50조 원대, 수출액 150억 달러대를 회복하는 등 창원 경제는 변곡점을 맞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새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되는 등 여러 국책사업 유치로 기대는 더 커졌으며, K-방산, K-원자력을 중심으로 활기가 넘치고 있는 지금 미래 50년 성장을 견인할 새로운 비전 수립이 필요한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대한민국 기계산업의 중심지

1970년대 초까지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치고 있던 경공업 수출이 경쟁력 한계에 부딪히자 박정희 대통령은 ‘중화학공업화’를 선택했다. 1973년 9월 ‘창원기계공업기지 건설에 관한 지시’가 하달되고, 이듬해 4월 1일 산업기지개발 촉진지역으로 확정·고지되면서 본격적인 창원 개발이 시작됐다.

당시 창원은 △동남권 주변도시와 교통이 편리하고 △중량물 공장건설이 적합한 지반과 공업용수, 생활용수 등 취수가 용이하며 △주거용지 공급이 원활한 점 등 산업입지로서 월등한 조건을 갖춘 곳이었다.

창원국가산단은 1975년 부산포금(현 PK밸브) 가동으로 가동생산 계기가 마련됐고, 70년대 후반에는 금성사, 대우중공업 등 대형업체들이 들어서면서 기계공업의 중심지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산단 입주업체들의 생산과 수출은 1975년에 각각 15억원과 60만 달러에 불과했던 데서 산업기계, 수송기계 등의 주도하에 생산액은 1994년 10조원을 넘어 2015년에는 58조원으로 최대치를 보였고, 수출도 1987년 10억 달러 돌파에 이어 2005년 100억 달러, 2012년에는 239억 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생산 산단 변모

창원국가산단은 조성 50년이 되면서 노후화 등의 문제에 직면한 가운데 특히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주력산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 최근 10년 사이 생산액은 2011년 55조원에서 2021년에는 10조원 줄어든 45조원이었고, 같은 기간 수출액은 233억 달러에서 123억 달러로 줄었다.

민선 8기 창원시는 창원국가산단 건립 50주년을 앞두고 미래 50년 터닝포인트가 될 전략적 비전수립에 돌입했다.

지난 3월 산업계, 학계, 연구원, 유관기관 등 전문가 20명으로 구성된 창원국가산업단지 50주년 발전협의회를 출범했다. 시는 창원국가산단의 발전방향을 크게 △계획 및 지원 △기반 인프라 △첨단 인프라 △연구 및 인력 영역으로 나누고 산업을 중심에 둔 도시계획 변경, 관광·복지·청년의 정주환경 개선, 교통편의를 통한 산업단지 기능 강화, 에너지 소비 산업단지에서 에너지 생산 산업단지로 변화 등을 위한 신규사업을 발굴 및 기획 중에 있다. 핵심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디지털 전환이다. 시는 이를 위해 지멘스, 다쏘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해 스마트팩토리 지원센터 구축을 계획중이다.

뒷받침할 새로운 국가산단도 창원에 들어선다. 지난 3월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된 ‘창원국가산단 2.0’으로, 기업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형 연구시설을 중심으로 기술 혁신, 인재 양성, 공급이 모두 갖춰진 신개념 산단이다.

산단은 의창구 동읍, 북면 지역에 규모는 339만㎡(약103만평)로 조성된다. 이곳엔 완료 목표인 2030년까지 1조4215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되며, 사업자 선정,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 절차를 거쳐 2027년에 최종적으로 승인될 전망이다. 산단이 계획대로 조성되면 7조 9000억원의 직접투자와 15조 2000억원의 생산 유발효과, 직접고용 1만 8000여 명과 5만 2000여 명의 고용 유발효과가 기대된다.

◇미래 50년 성장동력 확충

창원의 K-방산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갱신 중이다. 2021년에 9320억원에서 2022년에는 15조 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한해 수출액인 22조 5000억원의 67%에 해당한다. 또한 현 정부는 2027년 방산 수출 4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방산을 국가전략·미래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어 창원 방산기업의 수출시장 확대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창원시도 지난 9월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전방위 방산 외교를 펼쳤다.

원자력산업 분야는 신한울 3·4호기의 건설이 재개됐고, 범정부 차원에서 원전 수출 확대를 위한 경제 외교도 강화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부터 원전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포함돼 ‘친환경 옷’까지 입었다.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계획 현실화와 사용 후 핵연료 처리 시장이 열리게 되면 창원 기업들에게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들어 현대로템의 1조 8000억원대 고속철 신규 수주, 한국지엠의 신차 돌풍, LG전자 에어컨 생산라인 풀가동 등 지역 대표 기업들의 생산·수주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투자 역시 활발하다. 철도기업인 로만시스가 2026년까지 825억원을 투자하고 60명을 신규고용할 예정에 있는 등 지난 1년간 25개 기업에서 6113억원의 투자유치가 이뤄졌다. 이를 통한 신규고용 인원도 1300여 명에 이를 전망이다. 또 국가산단 2.0의 윤곽이 드러나는 시점부터는 큰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도 기대된다.

이러한 성과들이 더해져 창원국가산단은 지난해 생산액 50조원대와 수출액 150억 달러대를 회복하고, 올해 7월까지 실적 역시 호조세다.

황인식 창원시정연구원 부원장은 “중후장대형 산업이 한계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창원국가산단의 첨단산업으로 변모는 시대적 요청이다. 미국 러스트 벨트 사례를 보더라도 산업구조가 다양화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디트로이트는 자동차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피츠버그도 그렇다. 창원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본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인재양성이다. 피츠버그는 대학에서 인력양성을 잘하고 있어 시사점이 크다. 비츠버그시 인구는 40만명이 안되지만 광역권 인구는 200만명이 넘는다. 지식산업 인구 종사자만 40만명을 넘어서고 있는데, 단일업종 중 제일 많은 의료산업 계통은 8만명을 웃돈다”며 “앞으로 인구가 줄어도 소득수준이 높다면 지역사회가 유지되고 나아가 성장할수 있어 과학기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양성(중심대학)과 함께 첨단산업 탈바꿈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침체에 빠졌던 창원 경제가 원자력과 방위산업의 호조에 힘입어 잃어버린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다”며 “이 기세를 이어 창원국가산단 미래 50년 대기획 마련과 신규 국가산단 ‘창원국가산단 2.0’도 반드시 완성해 창원이 대한민국의 미래 50년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내년 4월 50주년 기념식에서 창원국가산단 미래를 준비할 새로운 비전을 발표할 계획이다. 창원국가산단이 향후 50년 먹거리를 마련해 국가 경제 중심축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창원국가산단 가동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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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 원자력 산업 혁신 트라이앵글.
1976년 불모산에서 바라본 창원공단 조성 사진.
창원국가산업단지 50주년 발전협의회 출범식.
‘명품 무기’ K2전차·K9 자주포 폴란드 출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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