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남해-여수 해저터널 지역균형발전 기대
[창간특집]남해-여수 해저터널 지역균형발전 기대
  • 김윤관
  • 승인 2023.10.15 19: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사업’은 영·호남 지역 간 화합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국토교통부가 총 사업비 6974억원을 투입해 남해군 서면과 전남 여수시 신덕동 간 총 8.09㎞(해저 분기터널 5.76㎞)를 4차로 국도를 신설하는 사업으로 오는 2031년 개통 목표로 12월부터 공사가 본격 시작된다. 이 해저터널 건설사업이 준공되면 남해-여수 간 이동시간은 기존 1시간 30분에서 10분으로 대폭 줄어든다.
 
남해-여수 해저터널 위치도

 

◇남해-여수 해저터널이란


광양만 해협을 가로지르는 해저터널은 국도77호선의 마지막 단절구간을 잇는 화룡점정에 가깝다. 77번 국도는 경기도 파주에서 시작해 서해안을 타고 내려와 남해안을 거쳐 부산에 이른다. 국토를 해안을 따라 ‘L’자로 연결하는 한국판 루트66이라고 명명해도 과하지 않다. 미국의 루트66은 동부의 시카고에서 서부의 로스앤젤레스까지 내륙을 관통하는 무려 4000㎞에 달하는 도로로 미국인들은 마더 로드라고도 부른다. 기능으로써의 도로가 아니라 지금까지도 미국을 탐험하는 여행자들에게 진정한 아메리카나의 진수를 보여주는 희망의 길이기 때문이다.

남해와 여수를 잇는 해저터널도 이와 다를 바 없다. 도로는 물류기능도 있지만 양 지역의 문화적 교류를 활발하게 하고 여행자의 설렘을 충족시키는 일종의 영양제 같은 것이다. 서해와 동해가 해안을 따라 횡축으로 연결됨으로서 자연환경이 수려한 서부경남과 산업적으로 발달한 전남 동부가 도로라는 혈맥으로 이어진다. 국토의 고른 발전과 양 지역의 교류가 활발해 진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남해-여수간 해저터널은 7000억 원의 사업비로 시공사(DL이앤씨 컨소시엄)를 선정하고 환경영향평가 등 본격적인 인허가를 시작했다. 총연장 1258㎞의 77번 국도는 광양해협 약 6㎞가 해저터널로 완성되는 2031년에는 동해안 7번 국도와 이어져 한국의 ‘로드777’로 재탄생할 것이다.


◇해저터널의 역사적 경과에서 본 지역민의 열망

남해-여수 해저터널의 역사적 유래는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인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대중 정부의 문광부는 남해안 관광벨트 개발계획에 남해와 여수를 다리로 연결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광양만진주권 광역개발 추진협의회, 전국 시도지사 협의회 등 각지의 국민들이 기꺼이 나섰으며 (가칭)한려대교라는 명칭으로 역사적 무대에 오르게 됐다. 이후 해를 거듭하는 공전 속에 대선이나 정치적인 이벤트가 있을 때 마다 단골 공약으로 채택됐고 그때마다 전남과 경남의 주민들은 공동건의, 조기추진 건의라는 결의로 양 지역의 열망을 보여줬다. 다리로 연결되면 참 좋을 것을 경제성이라는 허들을 넘기 위해서는 공사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터널이라는 현실적 대안을 선택한 것이다. 그 터널마저 2015년 일괄예타때는 경제적 타당성 확보에 실패했으나 드디어 2021년 타당성조사 기준이 일부 개정되면서 가중치를 획득해 해저터널의 경제성 타당성이 입증됐다.

제5차 국도, 국지도 5개년 건설계획에 반영된 이후 기본계획과 설계시공일괄입찰 발주 등 치밀한 절차를 수행한 결과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 과정에서 여수시민과 남해군민들은 수만명이 참여하는 서명운동이라는 수단으로 열망을 표출했으며 경향각지의 정치권과 중앙정부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양 지역을 연결하자는 사람들의 원대한 꿈이 비로소 현실로 나타나는데는 오직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대명제 하에서 순수하게 시작됐으며 남쪽 바다의 변방이 대양으로 진출하는 중심으로 거듭나는 꿈을 현실화 하게 된 것이다.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사업 현장에서 박완수 도지사와 장충남 군수가 국토교통부 관계자로부터 터널 건설에 대한 현장설명을 청취하고 있다.

 

◇양 지역에 미치는 효과는

서부경남과 전남 동부지역은 남해안 관광벨트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으나 바다를 잇는 물리적 연결망이 느슨해 파급력이 확산되지 못했다. 해저터널이 연결되면 1000만 관광객 시대를 맞이한 여수지역과 서부경남을 아우르는 새로운 여행 루트가 창조될 것이다. 새로운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신 해양관광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양 지역이 가진 장점들을 융합하여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시너지를 만들어 낸다면 세계적 휴양지가 되고도 남음이 있다.

이러한 기대들을 제도적으로 뒷 받침 하기 위해 경남도가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남해안 관광진흥 특별법’이 남해안권 국회의원 11명의 공동발의로 지난 6월 국회에 제출됐다. 남해안권은 다도해·한려해상 국립공원 등 천혜의 자연환경과 이순신 승전지라는 역사적 테마를 공유하고 있다. 이 시기에 특별법이 제정되어 관광진흥 지원과 전담 추진기구 설치, 투자기업 지원 등의 구체적인 근거가 마련된다면 국제적 관광거점으로 성장하는데 좋은 호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양지역은 조선업, 우주항공, 석유화학 등 미래 국가 핵심 기간산업을 보유한 지역으로 해저터널을 통해 양지역의 문화와 산업이 융합된다면 서부경남 일대에 획기적인 발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해-여수 해저터널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현장답사를 실시하고 장충남 군수가 설명하고 있다.

 

◇개통까지 골든타임은 8년

남해-여수 해저터널은 2031년 개통을 목표로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 시행하는 국가사업으로 적기에 충분한 예산이 투입되어 사업이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지역민의 열망을 조기준공이라는 목표로 재설정해야 한다. 어느 지역의 유·불리를 막연하게 추정할 것이 아니라 터널을 성사시킨 그 열정을 다시 한번 결집해야 한다. 25년간의 열망과 8년의 대역사가 눈앞에 펼쳐질 그 날에 맞춰 앞서 열거한 관광, 산업, 문화적 교류의 준비를 착실히 해야 한다.

다행스럽게 남해군에서는 발전전략 용역을 통해 분야별 전략과제를 발굴하고 이를 토대로 29개 핵심과제를 엄선했다. 핵심 방향은 연계도로망을 적기에 확보하고 새로운 관광거점의 전략적 배치, 민자유치의 활성화, 관광서비스업 경쟁력 강화 등 단계별로 해야 할 일들을 설정했다. 막대한 재정과 주민들의 협조가 필요한 사항들로 경남도와 정부차원의 입체적인 지원을 이끌어 내야 한다. 이 사업은 특정 기초자치단체의 숙원이 아니라 광역지자체의 경계를 초월하는 국가적인 대 역사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남은 시간은 앞으로 8년이다. 경남과 전남이 지혜를 모으고 인근 시군의 열정을 이어 주민이 살기 편하고 세계인이 휴양을 오는 남해안의 보석을 만들어야 한다. 25년의 상상과 8년의 준비는 희망찬 미래 50년을 열어갈 서막이 될 것이다.


김윤관기자 kyk@gnnews.co.kr

경기도 파주시에서 태안, 진도, 고흥, 여수, 부산 간 총 연장 1258㎞의 국도 77호선 노선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