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영남대 위암 장지연 문고를 찾아서
[창간특집]영남대 위암 장지연 문고를 찾아서
  • 정웅교
  • 승인 2023.10.15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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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도서관 2008년 '장지연문고' 개소
현존 유일 1910년대 경남일보 원본도
“1909년부터 1912년까지 발행됐던 경남일보 원본이 있습니다.”

10일 영남대학교 중앙도서관에 있는 ‘위암장지연문고’를 찾아 장지연 선생의 손때가 묻은 서적들을 살펴본 결과 250종 704권의 서적이 보관돼 있었다.

이 책들은 1958년 5월 장 선생의 유족이 기증한 책들로 대부분 19세기에 간행된 책들이었다. 700여 권의 책들은 당초 청구대학에 보관되고 있다가 현재는 청구대학과 대구대학교가 통합된 영남대학교가 보관하고 있다.

영남대는 장 선생의 책들을 보존하기 위해 2008년 11월 장지연문고를 만들어 개소했다.

장지연문고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있었다. 삼국시대부터 조선 인조 때까지 애국명장을 전기로 엮은 6권 3책의 목활자본 ‘해동명장전’(1794년·홍양호 저)과 우리나라에서 간행된 최초의 서양법학서인 ‘공법회통’(公法會通·1896년·윌리엄 마틴 역), 조선 후기 문인 차좌일(車佐一)의 시집으로 조선후기 시풍의 변화와 경향을 보여주는 ‘사명자시집’(四名子詩集·1914년), 중국 남송의 고승이자 대선사인 대혜(大慧) 보각선사(普覺禪師)의 불교서한집 ‘대혜보각선사서’(1568년·장흥 천관사 간행)가 있다.

장 선생이 실제 살펴본 것으로 추정되는 책들도 있었다. 유교 관련 서적인 근사록부터 불교, 문집 등 각종 서적에는 장 선생의 장서인(책에 찍어서 그 소유를 밝히는 도장)이 찍혀 있었다.

다만 보관된 책들은 비슷한 시기에 발행된 다른 서적들과 비교하면 많이 손상된 상태였다.

여기서 만난 도서관 관계자는 “6·25 전쟁 당시 장 선생이 북한군으로부터 피하기 위해 떠나기 전 책들을 집 근처 땅에 묻은 후 다시 꺼내면서 책들이 손상된 것이라고 전해 들었다”고 했다.

장 선생이 직접 살펴본 책 이외에도 초대 주필로 지냈던 경남일보의 원본·영인본이 영남대 중앙도서관에 있었다. 경남일보 원본 역시 청구대가 소장하고 있다가 대구대와 함께 1967년 영남대로 통합될 때 그대로 이관 보존돼 왔다.

경남일보 원본은 창간호를 제외한 1909년 11월 5일자 2호부터 1912년 2월까지 간행된 99호까지 등 총 260여 호가 보관되고 있다. 보관된 경남일보 원본을 보면 월별로 발행된 신문들이 정리돼 있었고, 경남지역의 특색을 알리는 내용부터 전국 소식, 광고 등 다양한 기사들이 담겼다. 토지법 시행규칙, 거제관광단 일기, 물가를 알려주는 시세표, 양복·약재 광고 등 많은 내용들을 풀어냈다.

영인본에는 경남일보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이 담겨 있었다. 영인본에는 경남일보 최초·유일한 지방지라고 소개하며, 현대적인 신문자료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영남대 중앙도서관에 보관되고 있는 원본이 유일본이라는 점에서 국보적 가치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근현대사, 신문사, 지방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영인본은 원본의 훼손을 막기 위해 제작됐다. 여러 분야의 학계에서 경남일보 원본의 열람과 이용에 관한 요청을 끊임없이 해왔지만, 훼손의 우려로 그 요청에 부응하지 못했고 이 결과는 관련분야의 연구 활동 지장은 물론 국내외에 현존하는 사계(이 계통의 사회)의 유일한 희귀자료로서 활용가치 경감을 초래했다고 전해져 있다. 이에 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는 1993년부터 영인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는 1994년 10월 25일 일부 영인을 마친 후 “관련학계의 연구 장애를 극복할 수 있게 됨은 물론 이 자료가 지닌 귀중한 활용가치를 크게 제고할 수 있게 된 데 대해 큰 보람을 느끼는 동시에 앞으로 관련분야의 연구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지연 선생의 증손자 장재수(74) 씨는 “영남대에 기증된 이후부터 서적과 경남일보 원본 등이 잘 보관되고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도 할아버지가 남기고 가신 자료들이 잘 보관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웅교기자 kyo1@gnnews.co.kr

 
영남대 중앙도서관에 보관돼 있는 경남일보 지령 2호 원

 
영남대학교 중앙도서관 내에 위치한 ‘장지연문고’에 위암 장지연선생이 직접 살펴보던 것으로 추정되는 서적들이 보관돼 있다.
영남대 중앙도서관에 보관되고 있는 경남일보 영인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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