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칼럼] ‘그런 척’ 아닌, ‘뼈 속’까지 친환경 축제를 위해
[여성칼럼] ‘그런 척’ 아닌, ‘뼈 속’까지 친환경 축제를 위해
  • 경남일보
  • 승인 2023.10.1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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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정 진주YWCA 사무총장
고명정 진주YWCA 사무총장


온 나라가 축제 중이다. 2023년 기준,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우리나라 축제 수는 1129개에 이른다.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유등축제를 시작으로 개천예술제,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 진주는, 도시정체성과 시민연결성 높은 동반행사도 많아 지역 곳곳이 축제 중이다. 지역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본 값으로 하여, 최우선순위에 안전대책이 오른다. 지자체나 민간 주최의 멀미 날 정도로 많은 축제들 속에서 옥석을 가릴 축제소비자, 시민의 눈이 중요한 시절이다. 지역특성과 상징성을 잘 반영한 축제가 내용과 규모면에서, 시민참여와 공동체 연결성 면에서, 잘된 축제를 가릴 평가지표는 많다. 해를 거듭하며 쌓인 경험과 노하우로 양질의 컨텐츠를 세련되게 녹아내는 완성도를 가진 경우도 많다. 랜덤으로 어느 지역에 어떤 주제로 찾아가더라도 함량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모두가 ‘엄지 척’ 꼽을 축제의 조건은 무엇일까?

기후위기(재난) 시대에 생태, 공동체, 수평협력 등을 키워드로 하는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감수성을 기반으로 탄소중립 실천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 될 것이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제’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이용해 행사장 오는 셔틀 버스 운행하는 것,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는 미션수행하기, 제로웨이스트 실천 캠페인 운영 등 본 축제 내용 위에 친환경 이벤트나 캠페인을 하는 정도가 떠오른다. 에코백을 만들거나 친환경실천 기념품으로 텀블러를 제공하며 오히려 제로웨이스트에 역행하는 경우도 있다. 갈 길이 멀고 마음이 다급해진다.

앞으로도 축제는 계속될 것이고 우리는 자연을 덜 피곤하게 하며 살 궁리를 해야 하므로 더 상상력을 발휘해보자. 축제 내용과 친환경 실천이 다른 일인 양 되어 있는 것부터 살펴보자. 축제를 즐기다보니 지속가능한 삶과 공생에 대한 감각을 깨우거나 자연스레 시민 실천과 동참이 일어나는 세련된 장치와 구성이 필요하다.

어떤 축제들은, 유사한 컨텐츠나 발생과 기원으로 지자체간 분쟁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ESG (환경, 사회적 가치, 거버넌스)가 있는 함께 지속가능한 새로운 축제문화는 마음껏 모방하고 확대재생산 하면 할수록 더 좋은 일일 것이다.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축제과정과 전개방식이 ‘진짜’ 친환경적이어서 따라할만한 사례들을 찾아보았다.

홍보물제작을 최소화하고, 조리되지 않은 음식이 푸드뱅크에 기부되는 초기계획이 있는 경우, 용기(用器) 있는 자만 간식과 음료를 받아 누릴 수 있고, 공연무대 없이 본래 있는 공간을 무대삼아 꾸리는 등 자연스럽게 제로웨이스트 실천하는 경우, 천편일률적이지 않으면서 개성 있는 업사이클 작품으로 친환경과 시민참여를 살린 안내표지판을 만나는 경우, 푸드트럭이나 음식장터의 먹거리가 비건족에게도 불편하지 않도록 구색이 갖춰져 있는 경우 등이다.

다른 나라 사례로 확장해 보면 ‘뼛 속 까지 친환경적’이 더욱 명확해진다.

축제에서 사용한 물, 생긴 오물 등을 미생물 활용해 처리하는 시스템 (포르투칼 붐 페스티벌)이나 식물성기름을 에너지화한 친환경 전기를 쓰고 이동수단 탄소발생량 최소화를 위한 다양한 실험이 정착된 경우 (영국의 글래스톤버리 뮤직페스티벌) 등이다.

대부분 지역축제가 지자체 주관 또는, 예산 지원으로 운영되므로 환경적인 요소를 우선순위로 설정해 기획, 실행, 평가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지원하는 의무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또 축제조직위원회에 ‘환경예술감독’ 정도의 이행책임관 제도를 두는 것도 중요하다.

조금만 생태환경감수성을 갖고 기획한다면 업사이클, 자원순환 표현을 쓰지 않아도 시민과 여행자들의 동참과 호응이 따라올 것이다.

‘친 환경’ 가면을 벗고 진짜 축제를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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