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베이비부머 세대와 청년 세대의 만남
[경일춘추]베이비부머 세대와 청년 세대의 만남
  • 경남일보
  • 승인 2023.10.1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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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 창원대학교교수
박경훈 창원대교수

 

최근 인구학자인 조영태 교수는 서울을 생물종에 비유하면서 이미 멸종의 길에 들어섰다는 강력한 경고를 했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이 2022년 기준 0.78로 떨어졌는데, 서울은 이보다 낮은 0.59에 불과하다는 수치적 심각성도 함께 강조했다.

청년들이 많은 서울의 출산율이 이렇게 낮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청년들은 일자리, 교육, 주거 등을 이유로 서울과 수도권으로 계속 몰려들면서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가고 있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청년들이 경제적, 시간적 여유를 갖고 결혼해서 자녀를 낳고 가정을 이루면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삶을 꿈꾸고 계획하기가 쉽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을 부모의 마음으로 하게 된다.

얼마 전 해군에서 병장으로 복무하고 있는 아들이 휴가를 나와서 한 얘기가 생각난다. “아빠, 나 군 복무 마치면 치열하게 살아가야 하는 서울보다는 월급은 좀 적더라도 내가 원하는 일자리가 있고, 젊은 사람들이 만나서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은 부산에서 살고 싶어, 그리고 돈 많이 모아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이 말을 듣고 내심 반가웠다. 아마도, 창원에서 가까운 부산에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아들과 며느리, 손주를 자주 만날 수 있다는, 미소를 머금게 하는 나 혼자만(?)의 상상 때문인 것 같다.

한편, 도시계획 전문가인 마강래 교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라는 저서를 통해서 ‘청년과 지방을 살리려면 베이비부머가 변화해야한다’라는 주장을 했다. 특히, 산업화 시대 고향을 떠나 수도권·대도시권으로 이동한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들이 은퇴하는 시점을 맞아, 다시 귀향해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구학자와 도시계획 전문가의 이런 주장과 정책적 제안에 공감을 한다. 아마도 많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은퇴 후 귀향해서, 여유가 있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싶은 꿈을 갖고 있을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바람을 현실로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한다. 더욱이 이들은 지역에서 정주하면서 살아가는 청년 창업가들의 든든한 멘토이자 후원자로서의 역할, 그리고 경제력을 가진 새로운 소비층이 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올해 경남도와 거창군이 함께 은퇴자와 청년층의 지역 정착을 위해서 주거·문화·복지·일자리 등을 복합적으로 조성하는 지역활력타운 공모사업의 선정에 많은 기대를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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