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실사구시(實事求是)
[천왕봉]실사구시(實事求是)
  • 경남일보
  • 승인 2023.10.2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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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초록은 잎이 지고 국화향기 그윽하니 동면할 풀벌레 땅속으로 숨어드네.” 옛 시인이 읊은 시절이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 즈음이다. 청명한 하늘은 높아만 가고 밤공기 낮아져 추수가 끝난 들판, 이른 아침 하얗게 무서리가 내리는 그런 계절이다. 아직은 만산홍엽(滿山紅葉), 울긋불긋 아름다움을 뽐내지만 상강을 기점으로 날씨는 빠르게 겨울로 치달을 것이다.

▶때맞춰 우리고장 창원에서는 국화축제가 한창이다. 우선은 분위기에 취하고 국화주 한잔에 취한다. 그윽한 국향에 가는 세월을 아쉬워 하며 회한에 잠기는 계절이다. 늙을수록 회상에 잠겨 가는 세월을 아쉬워 하는 것은 계절의 순환이 내일을 예감케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만추(晩秋)다. 속이 헛헛한 사람일수록 초조해지는 계절이다. 월동 준비에 당장 내일을 걱정해야 하는 일상이 두 어깨를 짓누른다. 하루가 다른 장바구니 물가에 예측할 수 없는 미래가 걱정이다. 북풍한설, 엄동설한은 코앞인데 허허로운 벌판의 하얀 서리에 불안감은 더해진다. 영롱한 아침 이슬은 간데없고 벌써 무서리에 추운 겨울을 예감하며 잦아드는 계절이다.

▶민생은 실사구시에서 출발한다. 다행이 여야가 모처럼 민생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나서 기대된다. 정치의 기본은 실사구시라는 것을 비로소 깨달은 것 같아 만시지탄(晩時之歎)이다. 서민경제부터 바로잡아 기운을 차리게 해야 한다. 우선 배추 2900t을 방출한다는 반가운 소식에 ‘민생협치’라는 신조어도 들린다. 문득 사위를 살피니 상강 즈음이다. 변옥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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