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세계 스포츠계의 ‘K-리더십’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세계 스포츠계의 ‘K-리더십’
  • 경남일보
  • 승인 2023.10.2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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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Napoleon Bonaparte 1769~1821)은 “한 마리의 사자가 이끄는 양떼가 한 마리의 양이 이끄는 사자떼보다 낫다”고 했다. 집단의 성공과 실패는 리더의 능력과 역할에 달려있다는 의미다. 리더의 지도력, 리더십(Leadership)이란 집단이나 조직의 목표달성을 위해서 구성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이라고 정의된다.
 
그런데 이러한 리더십은 리더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방식으로 발휘되는데, 미국의 정치-평화심리학자인 랄프 화이트(R.K. White)와 사회 심리학자인 로널드 리피트(R. Lippitt)가 그들의 공저 “Autocracy and Democracy”(1961)에서 권위주의형(독재적) 리더십, 참여형(민주적) 리더십 그리고 위임형(자유방임적) 리더십, 3가지 유형으로 나눈 이래 학자들은 리더십을 다양한 유형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디지털 산업 기업 GE (General Electric Company)에서는 경영관리자 양성프로그램에서 L-E-A-D-E-R 라는 여섯 글자에 다음과 같은 의미를 부여해 교육훈련 시켜 오고 있다.

L은 Listen 구성원들의 말을 귀담아 듣고, E는 Explain은 구성원들에게 상황을 자상하게 설명해주며, A는 Assist, 구성원들이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할뿐만 아니라, D는 Discuss, 구성원들과 토의 토론하면서 중지를 모으고, E는 Evaluate 상황판단을 제대로 하며 R은 Respond 결과에 대한 최종적 책임은 리더가 진다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 축구의 위상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훌륭한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다. 최근에 가장 주목을 받았거나 주목받고 있는 선수와 지도자를 꼽으라면 토트넘 (Tottenham H. FC) 소속의 현 주장 손흥민 선수와 베트남 축구의 역사를 뒤바꿔놓은 박항서 감독일 것이다.

박감독은 2017년부터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아 5년 4개월 동안에, 2018년 AFC U-23 아시안컵 준우승,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2018년 12월 동남아축구협회대회인 스즈키컵대회에서 10년 만의 우승에 이어 2019년 동남아시아 게임에서 60년 만에 우승했을 뿐만아니라, 2019년 AFC아시안컵에서 8강에 오르는 눈부신 성과를 거둠으로써 ‘베트남 축구의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게 되었다.
 
박감독의 이러한 탁월한 지도력은 어떻게 발휘되었을까? 그는 베트남 선수들로부터 ‘Papa(파파) 박항서’로 불릴만큼 부성애적 사랑과 보살핌으로 돈독한 가족적-온정적 관계을 통해 선수들을 이끌었다고 한다. 선수들과 동승한 비행기 안에서 자신의 비즈니스석을 부상당한 선수에게 양보했는가 하면 시합후 부상당한 선수들을 찾아가 손수 마사지까지 해주는 등의 아버지와 같은 자상함과 온정을 베풀었다고 한다. 사회 문화적 배경이 다른 어린 선수들에게 언행일치와 솔선수범으로 소통하고 공감하고 이해하며 세심한 배려와 함께 칭찬과 격려로 선수들의 사기진작과 동기유발을 이끌어 내었고, 선수들간에 유대감과 일체감을 조성하여 팀의 강력한 결속력과 응집력을 배양해 내었다고 한다.

그가 떠난 뒤의 베트남 축구의 위상이 급격하게 추락하면서 박감독의 리더십이 재조명되고 드높게 평가되고 있다.

한편 지난 시즌 EPL(프리미어리그) 8위에 그쳤던 토트넘이 이번 시즌 신임 감독의 영입과 더불어 손흥민 선수가 Captain(주장) 완장을 차면서 현재까지 무패로 랭킹 1위 자리에 올라 영국 축구계는 물론 세계 축구계가 ‘캡틴 소니’의 리더십의 탁월성에 대해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그는 우선 뛰어난 기량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꾸준하고 성실하면서 동료들을 존중과 배려심으로 대할뿐만 아니라, 한국적 겸손과 온건한 인성으로 동료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이끌어 내고 있다고 한다. 신입선수나 조금이라도 소외되거나 사기가 저하된 선수들을 보살피고 의욕을 불어 넣음으로써 이른바 ‘원팀’의 강한 응집력을 이끌어 냄으로써 선수들 간의 상호신뢰와 결속력, 동료선수들의 팀에 대한 소속감과 애정, 나아가 팀에 헌신을 유도해내는 감동적이고도 아름다운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축구 외에도 한국의 다양한 스포츠 분야, 이를테면 태권도, 양궁, 배드민턴, 쇼트트랙 등에서도 한국 지도자들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낳고 있다. 세계 여러 스포츠 분야에서 ‘K-리더십’이 널리 각광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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