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일 지역부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와 개인사업자가 지난 2019년부터 진행한 구천리 먹는샘물(생수) 개발 사업은 당초 서당골 먹는샘물 개발사업이라 불렸다. 거제시 동부면 구천리 600번지 일원에 사업비 350억원을 들여 하루 350t 생산규모의 먹는샘물을 개발하고 판매시설을 만든다는 것이 사업의 주요 내용이다.
이후 2021년 7월, 이 사업에 대한 주민설명회가 열리면서 구천리 주민들의 본격적인 반대운동이 시작됐다. 여기에 사업승인권자인 경남도가 민간영역 침해, 공공성 담보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불허 입장을 표명하면서 문제는 더욱 복잡해졌다. 결국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는 2022년 12월 사업 종료를 선언했다.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의 사업 종료 선언으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개인사업자의 임시허가 신청이 주민반발이라는 불씨를 다시 살렸다. 지난 20일, 농번기에도 불구하고 구천리 먹는샘물 개발 사업을 반대하는 100여 명의 동부면민들이 경남도청 앞을 메웠다.
주민들은 거제에서 가장 잘 보존된 이곳을 시민들의 쉼터로,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유산으로 남기기 위해 심층 지하수 개발만은 막아야 한다는데 뜻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인근 구천댐과 동부저수지의 안전과 용수부족 우려, 지하수 고갈과 지표면의 건조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 등 환경 문제, 가허가 전 심층 지하수 개발 등 절차상의 문제 등을 지적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시작한 사업의 뒤치다꺼리를 주민들이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인허가 요건 상 자격도 되지 않는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무리하게 생수공장 설립을 추진하면서 수 억 원의 혈세와 행정력을 낭비하고, 민원 발생은 물론 개인사업자에게도 금전적 피해를 입혔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천리 먹는샘물 개발 사업에 대한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의 깨끗한 마무리가 더욱 아쉬운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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