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로 강남, 망경동 도시재생 [2]근대역사도시 군산
뉴트로 강남, 망경동 도시재생 [2]근대역사도시 군산
  • 박성민
  • 승인 2023.10.24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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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도시로 이미지를 바꾼 군산 도시재생의 힘
아픈 역사, 관광자원 활용…도보여행지로 인기
째보창고 등 2단계 사업도 활기차게 확대 중
지난 7월 작은 어촌 마을의 애환과 정서를 담은 영화 ‘군산전기:이방인의 도시’가 개봉했다.

영화는 일제강점기 시절 쌀 수탈을 위한 전초기지로 전국 각지에서 이방인들이 모여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계획도시인 군산을 배경으로, 애환과 정서를 재즈와 무용으로 풀어낸 장편 다큐멘터리다. 군산전기는 25회 BIFF 부산국제영화제, 18회 EIDF EBS 국제다큐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에 초청되며 이목을 끌었다. 특히 이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는 지역색을 바탕으로 군산의 매력을 전달하며 도시 재생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영화 콘텐츠로도 생산되며 활발한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는 군산지역의 도시재생 상황을 알아보자.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에서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 일제수탈의 상징 도시에서 다시 태어나다

군산은 다큐멘터리 영화 군산전기가 전하듯 일제의 수탈이 상징처럼 남았던 도시다.

일제 강점기에 군산항이 쌀 수탈의 전진기지로 이용되면서 당시 1만여명의 일본인이 거주했다. 특히 군산항 일대의 장미동과 월명동, 영화동, 신흥동 일대에는 일제 근대 건축물과 적산가옥들이 계속해서 남아있었다.

군산시는 일찌감치 2009년 도시재생을 실시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역사적인 건축물과 문화유산에 대한 보존 및 복원 작업을 실시했다. 이 중 군산세관은 일본 18은행과 함께 외형을 그대로 살린 채 근대미술관으로 거듭났고 조선은행 군산지점은 근대건축관으로 태어난 산 교육의 현장으로 쓰이고 있다.

유휴 공공 공간에는 체험 거점시설을 조성해 관광 인프라를 구축했는데 이를 중심으로 음식점, 공연장, 숙박시설들이 들어섰다. 다른 도시에 없는 적산가옥을 그대로 활용한 공간이 속속 만들어지자 군산만의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특히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 군산을 상징하는 빵집으로 불리는 이성당, 멜로영화의 고전으로 여겨지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초원사진관은 지금까지도 관광객들을 불러모은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배경이 된 초원사진관에서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주민주도 군산 도시재생

현재 군산지역 도시재생사업 추진현황을 살펴보면 총 8개소 가운데 2개소가 완료되고 6개가 진행 중이다.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약 200억원을 들여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 구시청광장, 창업플랫폼 영화시장공공건축물, 모과/느루/근대쉼터 등이 완성됐다. 또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우리동네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산북동 장전해이지구에 63억원이 투입돼 복합커뮤니티센터, 공원, 마을주차장, 집수리 지원 공공리모델링(LH 임대주택 12호 건설) 등이 완료됐다.

특히 지난 2017년부터 시작해 올해까지 262억원이 가량이 투입되는 ‘째보선창 수협창고 리모델링’ 사업과 신영시장 창업점포, LH공공주택+영상미디어쉼터 등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흉물이 된 옛 수협창고를 리모델링해 1층에는 수제맥주를 생산해낼 대규모 공동 양조장과 체험 판매관을 들이고 지역 청년들에게 양조기술을 가르쳐 창업하도록 했다. 국산 맥주에,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망까지 갖춘 장소가 마련되면서 지역에서는 물론 관광객들이 찾아가고 있다. 이어 오는 2025년까지 해산물융복합클러스터조성, 해망굴 연계 관광인프라 시설, 동백대교 광장 주변 거점 조성(문화센터, 경관사업 등)이 예정되어 있다.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도 군산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을 이끈 요소다. 월명동 우체통거리는 폐우체통에 그림을 그려 상점 앞에 세우자는 주민들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거리 곳곳에 설치된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의 우체통은 새로운 볼거리가 됐고, 군산시가 이 거리 전체를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하면서 일약 군산을 대표하는 도보 관광코스로 발돋움했다. 여기에 손 편지 축제, 시간여행축제와 같은 다양한 행사까지 열면서 관광객이 몰려들었고, 음식점과 찻집 등이 활기를 띤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김성진 군산시 도시재생과 재생기획계 담당자는 “이른바 2차 사업을 진행 중인 째보창고는 창업자 뽑아서 시에서 시작했다. 이미 기업들이 들어와 자리를 잡고 있고 상업지역 아파트 필지를 공원으로 바꿔서 주민들의 삶을 만족도도 높였다”고 전했다.

강민중·박성민기자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전경
평일 오후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도시재생,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
정권우 군산시 도시재생과 재생기획계장


정권우 도시재생과 재생기획계장은 지난 2014년부터 군산시가 본격적인 도시재생을 사업을 벌일 때부터 참여한 이 분야 전문가 중 한 명이다.

도시재생 붐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군산 내에서 근대역사문화라는 테마로 도시재생이 성공할 지는 의문부호가 붙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월명동을 중심으로 한 근대역사문화도시 군산의 이미지는 성공를 거뒀고 박물관, 주차장 건립 등으로 이어졌다. 정 계장은 이 지역도 주차장 등이 부족하기 때문에 당초부터 걸어다니는 관광문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전국적은 도시재생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4년부터 착실히 준비해 중심 지역인 월명동을 기점으로 도시재생을 계획했다”며 “걸어다면서 볼 수 있는 박물관, ‘근대도시 군산’이라는 네이밍을 붙이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군산지역도 타 지역과 마찬가지로 도시재생 사업을 펼치면서 주민과 지자체 간 갈등이 불거졌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재생사업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면서 2차 사업 역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정 계장은 “군산 월명도 사업을 진행하면서 초기에는 주민들과 트러블이 있었지만 관광을 테마로 잡고 현재는 잘 되고 있기 때문에 시에서 더 적극적으로 해주실 바라고 계신다. 결국 도시재생 사업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주민들의 의식을 바꾸는 일이라 시간이 걸리는 사업이다. 시에서 사업을 진행하면 결과를 빨리 얻어야 하는 조바심도 나는데 시민들의 마음을 얻어야 사업이 뿌리를 내리고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강민중·박성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정권우 도시재생과 재생기획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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