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힘들고 지친 이를 위한 처방전
[시민기자]힘들고 지친 이를 위한 처방전
  • 경남일보
  • 승인 2023.10.30 19: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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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남 作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여러분은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머리에 떠올려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학창 시절 1등을 놓치지 않는 모범생, 남들이 선망하는 사회적 지위, 넉넉하고 풍족한 삶 등의 모습을 대부분 그리게 되지 않으신가요. 하지만 여기에 우여곡절 가득한 삶을 산 한 의사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1살 터울의 친 언니를 교통사고로 잃어 한참을 방황하기도 했고, 뱃속에 있는 첫아이를 응급실 환자 돌보는 도중에 유산하고는 절망에도 빠지기도 했으며,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일하랴 아이 키우랴 하루하루를 어떻게 버텨야 하나 한숨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날도 많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40대에 개인병원을 개원해 새 출발을 하려고 하는데 파킨슨병 진단을 받게 됩니다. 그 의사는 충격으로 한 달간 매일 천장만 바라보며 누워 있다, 문득 절망한 채 누워 있는다고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일어나 하루를 살았고, 또 다음날을 살아갔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병마와 싸우며 진료와 강의를 하고, 두 아이를 키우면서, 무려 열 권의 책을 쓰게 됩니다. 제가 소개해 드릴 책은 바로 그중 한 권인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입니다.

이 책은 총 크게 5가지 목차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30년 동안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하며 깨달은 인생의 비밀’, ‘환자들에게 미처 하지 못한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 ‘내가 병을 앓으면서도 유쾌하게 살 수 있는 이유’, ‘마흔 살에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이라는 제목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환자이자 정신분석 전문의인 저자가 삶을 통해 알게 된, 알려주고 싶은 많은 글들이 이 책에 담겨 있는데요, 많은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치료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중 저에게도 도움에 되었던 한 부분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작가는 병원 일하랴, 두 아이 키우랴, 시부모 봉양하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 살았다고 합니다. 물론 그렇게 악착같이 하루를 버텨내었기에 지금의 작가가 존재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무감과 책임감으로 하기 싫은 숙제를 하듯 살았던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합니다. 작가가 지금껏 살면서 가장 후회하는 것. 그것은 바로 그때 삶을 즐기려는 마음을 내지 못한 것이라고 합니다.

삶을 즐기려는 마음을 내었다면, 저녁 준비를 서두르기 전에 아이와 눈 한 번 더 마주치며 아이를 안아 줄 수 있었고, 출근하며 하늘 한 번 쳐다볼 여유를 가지고 환자들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음을 가장 후회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더 기가 막히는 건 그것을 포기한 대가로 얻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고 합니다. 아이 하루 못 씻기고 재웠다고 큰일 나지 않으며, 일이 많아 하루쯤 시부모 저녁상을 못 차릴 수도 있는 법인데 말입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눈앞에 놓인 과제들에 내 인생을 다 내어 주기보다는 좀 더 멀리 보며, 자신을 더 아껴주고, 틈틈이 자신에게 즐거운 음악을 들려주고, 달콤한 휴식을 허락할 것이라고 하는 작가.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작가의 젊은 시절과 다름없이 하루하루를 숙제 해치우듯 살아가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세 자녀를 키우며 수많은 일을 모두 끝내기 전에는 마음 편히 쉬지 못하고 저녁에는 피곤에 절어 쓰러지기 일쑤인 저에게 이 글은 큰 가르침이 됐습니다. 완벽해지지 않아도 괜찮고, 삶을 즐기려는 마음을 내며 산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해야 할 일들에 매몰되어, 삶을 즐기지 못하고 지쳐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작가는 어쩌면 그 누구에게 보다 잔인했던 삶을 받아들이고 따뜻한 마음으로, 삶을 즐길 수 있는 여러 처방전을 이 책 속에 차곡차곡 담아 왔던 것 같습니다. 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불행이 닥쳐올 때가 있습니다.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그 후의 시간은 어떻게 보낼지는 내가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하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도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따라 삶이 180도 달라질 거라 생각합니다. 힘들고 지친 많은 분들께 좋은 처방전이 될 만한 이 책을 권해드립니다.

유수연 시민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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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홍 2023-11-01 05:23: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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