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명구 건축사
경상국립대학교 칠암캠퍼스 100주년 기념관 뒤편에 청담대종사 기념비가 있다. 기념비에 새겨져 있는 ‘마음의 노래 : 悲心’ 의 한 구절은 이러하다. ‘자비를 갖고 부르는 소리에는 하늘도 움직이는 힘이 있다.(중략)작은 친절이 쌓여 큰 공덕이 생겨난다. 나는 이 글귀를 좋아해 마음 속에 새기고 있다. 그리고 칠암캠퍼스에는 크고 아름다운 나무가 즐비하다.
어느 해 여름 일본 삿포르에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지역색이 확연한 삿포르는 순백의 깔끔한 이미지가 특징이다. 아름다운 수목들과 분수, 폭 60m, 길이 1600m의 오픈스페이스가 조성돼 있어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한가로이 거닐면서 힐링하고 있다.
여행 중 숲이 울창한 캠퍼스에 이끌려 북해도대학교에 들어갔다. 학교 초입 인포메이션센터에는 다양한 낙농제품들이 진열돼 있었고 숲이 울창한 캠퍼스에는 초대형의 아름다운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오래된 학교임을 실감케 했다. 캠퍼스투어를 온 학부모와 학생들은 기념사진을 찍기도 하고, 재학생들은 자전거를 타면서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여행에서 돌아와 호기심에 자료를 찾아 보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그 동상의 주인공은 선진 낙농업을 북해도에 정착시킨 북해도대학의 초대 교장 ‘윌리엄 S. 클라크’였다. 농업고등학교(구 진주농업전문학교, 구 경남과기대, 현 경상국립대)의 초대 교장은 북해도 대학에서 수학했던 ‘이마무라 다다오’(今村忠未)였다.
어딘지 모르게 삿포르 대학의 분위기가 경상국립대학교 칠암캠퍼스와 비슷했었던 이유가 이것 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마무라 교장은 20여년 몸담았던 학교에 퇴직금을 전액 기부했고, 그후 금촌 장학회가 탄생했다. 이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해 각 전문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등 가슴 뿌듯해지는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다시한번 이 명문을 되새겨본다.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그리고 훗날 이 명문을 가슴에 새기며 성공한 또 다른 이가 촛불과 꽃을 피워놓고 기뻐하는 모습을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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