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진주의 10월은 축복이었다
[경일시론]진주의 10월은 축복이었다
  • 경남일보
  • 승인 2023.11.0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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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변옥윤 논설위원


진주지역의 10월은 온통 축제로 들썩이며 문화와 예술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축복받은 달이었다. 인근 산청지역에서는 약초축제가 열려 그 시너지효과로 남도에선 보기드문 국제적 위상의 성공적 축제였다. 그곳에 남강이 있어 감사하고 촉석루를 비롯한 진주성이 있어 뿌듯했다. 유등축제는 갈수록 다양하고 범위가 넓어져 물과 불의 조화로운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개천예술제는 긴 세월 면면히 이어져 지방 최대, 최고의 종합예술제로서의 위상을 마음껏 뽐냈다. 그야말로 진주시민의 긍지이고 자랑이었다.

때로는 진주에서 나고 자란 것이 무척 자랑스럽고 행복감으로 다가온다. 유구히 흐르고 있는 남강은 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를 품어 고대와 현재를 아우르고 강줄기 곳곳에는 중생대의 지형이 그대로 남아 공룡과 최초의 포유류 화석 등 많은 흔적을 남기고 있다. 진주성은 임진왜란 민관군이 일체가 되어 왜군을 물리친 충절의 표상으로 진주인의 가슴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 그 자양분으로 형성된 인품은 국가의 동량으로 손색이 없어 많은 인재를 배출했고 지금도 국가의 요소요소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남도 최고의 긍지있는 도시로 손색이 없다. 모두가 충절과 역사, 문화, 예술, 천혜의 자연으로 형성된 인격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것이다. 긴 세월, 농경문화의 중심지로 형성된 산업은 비록 더디고 곧이곧대로의 삶이었지만 남의 것을 탐하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며 심은대로 거두는 인격 형성의 근원이었다. 매년 열리는 예술제와 유등축제는 문화의 향기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됐고 축제를 통해 감사하며 나누는 미덕이 시민정신으로 승화하는 자양분이 됐다.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유물과 자연사적 흔적들은 이 도시의 유구함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붙박아 살고 있는 시민들의 긍지가 되고 있다. 정유재란 6만 민관군의 장렬한 죽음은 재건된 성곽 곳곳에 남아있고 전쟁으로 특화된 박물관은 그때를 그대로 증언해 진주인의 정신으로 승화되고 있다. 진주인이 자랑스러운 이유다.

이제 10월 축제는 막을 내렸다. 축제를 이끌고 동참한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그들이 진주인의 긍지를 마음껏 고조시키고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끈 주역들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외지인들을 따뜻하게 맞아 환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축제의 가장 큰 동력이었다. 위대한 시민정신의 발로였음은 두말 할 여지가 없다. 박수를 보낸다.

11월은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계절이다. 이제는 축제의 요란한 함성을 뒤로한 채 조용히 잦아들어 내면을 가꾸며 문화를 탐닉하기에 좋은 시절이다. 이 화려하고 빛나는 계절, 우리의 청소년들을 학교나 집안에 가두지 말고 마음껏 문화의 향기를 즐기게 하자. 하루쯤 시간을 내어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찾아 보고 음악회와 미술감상으로 감성을 한껏 끌어 올리는 기회를 갖게 하자. 자연사의 유적이 남아있는 곳을 견학, 사고의 폭을 넓히고 미래를 예감하며 꿈을 키우는 계기를 만들어 주자. 그리고 이곳에서 태어나 보고 배우며 미래를 설계하게 된 것에 감사하며 긍지를 느끼게 하자. 진주지역의 11월은 많은 문화행사로 풍성하다. 시가지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꽃의 향기처럼 다양하고 풍성해 문화, 예술의 도시답다. 그 향기에 취할 수 있다는 것은 또다른 행복이다.

면면히 이어져 오고있는 지역의 전통과 역사에 감사한다. 문화, 예술적 토양에 감사한다. 충절의 정신에 감사한다. 무엇보다 남강과 진주성이 그곳에 있음에 감사한다. 아름다운 풍광과 언제나 정겨운 시민들의 정서에 감사한다. 문화를 즐기며 심취해 내면을 살찌우기에 가장 좋은 시민적 정서에 감사한다. 이 계절을 자라는 청소년들에게 돌려주자. 그들의 가슴에 문화와 예술, 그리고 정서적 안정과 풍부한 감성이 자리잡게 하자. 진주가 품고 있는 문화, 예술적 재산은 분명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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