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지방화 시대, 교육대학 위기를 기회로
[경일포럼]지방화 시대, 교육대학 위기를 기회로
  • 경남일보
  • 승인 2023.11.0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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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김성규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최상위권 학생이 입학했던 교육대학교(이하 교대) 인기가 주춤하면서 큰 위기가 오고 있다.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학부 졸업 후 1년에서 2년 더 연장하는 것이 미래의 방향일지도 모르겠다.

2024년도 수시모집에서 예전보다 낮은 경쟁률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교권과 관련된 많은 힘든 일을 치러서일까? 교대 들어가기가 예전보다 쉬워졌지만 교사되기 위해 높은 경쟁률에서 합격해야만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인구동향’에 의하면 2023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0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1.59명으로, 한국은 OECD 평균의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러한 출생률 저하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이 적을 수밖에 없다. 지난 4월 발표한 중장기(2024∼2027년) 교원수급계획은 2024∼2025년 초등교원 신규채용은 2023년 3561명 보다 10.1∼18.6%, 2027년 까지는 27∼28.5%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23% 정도 도심의 과밀학급도 있지만, 전국의 농·산·어촌은 학생이 없어 여러 개의 학교를 통합해 만든 기숙형 학교도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초·중통합 학교가 시골뿐만 아니라 서울 도심에도 생겼다. 근본적으로 학생이 없어 통합하는 것이다.

요즘 교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입학정원 감소, 졸업 후 초등임용고시의 높은 경쟁으로 인기가 점점 떨어지는 것이다. 교대는 다른 수입원이 없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교원양성대학 10개 중 8개 교대가 등록금 인상 했다. 올해 또 등록금 인상을 해야 할 정도이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에서는 인접 거점대학과의 통합을 유도하고 있다.

최근 글로컬 30 사업을 통해 국공립은 말할 것도 없이 사립대 등 대학자체 혁신과 통합 등을 통해 지방대학 살리기에 나섰다. 지방대 30개 대학을 선정, 연 200억씩 5년 동안 1000억을 지원하는 정부의 획기적인 사업이다.

조건은 혁신 그 자체이고 대학과 대학 통합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따라서 부산교대는 정원감축과 대학의 어려움을 감안해 부산대와 같이 글로컬 사업에 뛰어들었다. 2008년 제주교대가 제주대학교와 통합한 것이 첫 사례다. 하지만 화학적인 통합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는 이러한 선례를 주의 깊게 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교대에 어려움이 오긴 왔다. 첫번째 지난해 초등교원 임용시험 합격률이 9년만에 48.6%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으로 경쟁률이 점점 높아져 우수자원 교대학생 모집에 난항이 예상된다. 두 번째로는 우수한 인재들이 교대를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교대 관련 자료에 의하면 ‘중도 탈락자는 2018년에 157명(0.9%)에서 2022년 486명(3.0%)로 증가했다’ 고 한다.

지난 14일 정부의 ‘지방시대 선포식’을 보았다. 전적으로 환영한다. 전략 중 ‘교육자유특구’ 도입이 가장 마음에 다가왔다. ‘지역 공교육 혁신’과 ‘지방대학 육성’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중앙정부, 지자체, 교육청, 대학, 지역 기업, 지역 공공기관이 협력해 지역의 공교육 혁신과 지역인재 양성 및 정주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체제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교대도 학교 현장이 요구하는 맞춤형 교사를 양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기가 곧 기회라 생각한다. 이달 중 ‘교육자유특구’ 정책 시안이 발표, ‘교육자유특구’ 설치·운영에 관한 특별법안 발의, 12월 시범사업 공모, 내년부터 ‘교육자유특구’ 4∼5곳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지방시대를 맞아 지방대학에 새로운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방에 소재하고 있는 교대도 교육자유특구에 포함돼 학교 현장이 바라는 맞춤형 교사를 배출하고 공교육 혁신에 발맞춰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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