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여당의 ‘뜬금포’
[천왕봉] 여당의 ‘뜬금포’
  • 경남일보
  • 승인 2023.11.0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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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모 논설위원
사전은 ‘뜬금’을 ‘정가 없이 시세에 따라 달라지는 값’으로 풀이한다. 딱부러지게 적확한 설명일까 의아스런 때가 있다. 개인적으론 낯선 상품이 시장에 났을 때 누가 물으면 주인이나 제삼자가 에멜무지로 매겨 부르는 값이 띄운금, 곧 뜬금이리라 짐작한다. 그 값이 웬만큼 합당하면 ‘금 잘놨다’고 하고, 만약 아니면 밀고 당기는 흥정의 출발점이 된다.

▶팔 사람 입장에선 ‘부른 값’이고 객관적 시각으로는 ‘제시된 값’인 셈이다. 이 낱말은 ‘뜬금없다’로 조합되어 갑작스럽고 엉뚱한 상황에 쓴다. 값을 띄우는 식의 과정이나 맥락 없이 생각 따위를 불쑥 내뱉는 경우에 쓰는 말인 거다. 야구에서 기대하지 않은 상황에 뜻밖의 선수가 의외로 친 홈런을 두고 하는 시쳇말 ‘뜬금포’도 어느새 보편화했다.

▶여당이 며칠 전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겠다고 나서자 야당은 즉각 ‘굉장히 뜬금없는 소리’라고 폄훼했다. 경기도를 남·북 두 개 도로 나누는 걸 추진해온 김동연 경기지사도 ‘경기도 분할은 오래 숙성시켜온 대안이고, 김포의 서울 편입은 뜬금없는 발표’라고 절하(切下)했다. 이렇듯 ‘뜬금’이란 낱말이 며칠째 온라인 뉴스 사이트를 뒤덮고 있다.

▶뜬금포가 됐건 어쨌건 여당발 김포시 서울 편입 화두는 민주당의 표정과는 달리 그들 속내를 복잡하게 허고 있다. 해당 지역이 호응한다는 소리가 사면초가처럼 들리는 마당에 반대하기가 쉽지 않다. 여당 편들긴 죽어도 싫다. 정치 해먹기 참 힘들겠다. 야당에게 지금 김포 화두는 나그네 밥상의 김칫국이 되고 있다. 먹자니 께름하고 버리기도 뭣한…. 정재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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