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과 아랑곳한 토박이말(2)
저희 모임에서 만든 달자취(달력)에는 11월을 ‘들겨울달’이라고 합니다. ‘입동(立冬)’을 겨울로 들어서는 것으로 보고 ‘들겨울’이라고 하는데 들겨울이 있는 달이라는 뜻도 있고 말 그대로 겨울로 들어서는 달이라는 뜻이랍니다. 앞서 이 꼭지에서 알려 드린 적이 있기 때문에 보신 분은 아실 거라 믿습니다. 들겨울달이 된지도 여러 날이 지났는데 그 동안 때 아닌 더위로 무슨 옷을 입어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려웠던 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느 때와 같이 추위를 느낄 수 있게 될 거라는 날씨 알림을 들었습니다. 지난 글에서 추운 날 맨발 걷기 이야기를 하다가 ‘발’과 아랑곳한 토박이말 몇 가지를 알려드렸는데 이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발’이 들어간 말 가운데 ‘꽃발’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꽃+발’의 짜임으로 ‘꽃무늬를 수놓은 발’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지요. 요즘에는 발에 꽃무늬를 새겨 넣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발을 가리킬 때도 쓸 만한 말이지 싶습니다. 그리고 이 말은 ‘사냥에서 짐승이 잠잘 곳이나 숨을 곳을 찾아갈 때 다른 짐승이나 사람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길을 빙빙 둘러서 가는 일’을 가리킬 때도 쓴답니다. 사냥을 할 때뿐만 아니라 사람을 좇을 때, 놀이를 할 때도 이렇게 할 때가 있기 때문에 알고 있으면 더러 쓸 일이 있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노루발’도 있습니다. 이 말은 첫째 ‘과녁에 박힌 화살을 뽑는 연장’을 가리킬 때 쓰는 말입니다. 둘째로 ‘한쪽은 뭉뚝해 못을 박는 데 쓰고 다른 한쪽은 넓적하고 둘로 갈라져 있어 못을 빼는 데 쓰는 연장’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합니다. 흔히 ‘장도리’라고 하고 ‘노루발장도리’라고도 하지요. 셋째 ‘재봉틀에서 바늘이 오르내릴 때 바느질감을 눌러 주는 두 갈래로 갈라진 부속’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합니다. 넷째 요즘은 보기 어렵게 되어 버린 ‘쟁기의 볏 뒷면 아래쪽에 붙어 있는 세모 모양의 구멍이 있는 물건’을 가리킬 때도 썼습니다. 이 모두가 그 생김새가 노루의 발처럼 끝이 갈라져 있는 것과 이어지는 것이니 참 쉽고도 재미있는 말입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뒷발’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네발짐승의 네 발 가운데 뒤에 달린 두 발’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지요. 그리고 사람이 두 발로 걸을 때 뒤쪽에 놓인 발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해서 자주 쓰는 말입니다. ‘모둠발’이라는 말도 있지요. ‘가지런히 같은 자리에 모아 붙인 두 발’을 가리키는 말로 아이들이 뛰어 놀 때 발을 이렇게 하고 놀기도 합니다. 이런 말이 말집(사전)에 올라 와 있으니 ‘모둠’이 맞는지 ‘모듬’이 맞는지 헷갈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묻고 답한 것을 읽어 보면 다른 사람들은 다르게 풀이를 하지만 저는 이 말의 뿌리가 되는 말이 ‘ㅁㅗㄷ다’라고 봅니다. 그래서 ‘ㅁㅗㄷ다’의 줄기 ‘ㅁㅗㄷ-’에 이름씨를 만드는 ‘음’을 더한 ‘ㅁㅗㄷ음(모듬)’으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모듬회’, ‘모듬발’, ‘모듬밥’이 하나로 이어져서 좋고 배곳(학교)에서 아이들을 모아 묶은 모임을 가리킬 때도 ‘모듬’으로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좀 더 나아가서 흔히 쓰는 ‘멀티탭’이라는 말도 ‘모듬꽂이’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소리나는 대로 적기 때문에 생기는 어려움과 헷갈림을 줄일 수를 찾는 데 슬기를 모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토박이말바라기 늘맡음빛(상임이사)
‘발’이 들어간 말 가운데 ‘꽃발’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꽃+발’의 짜임으로 ‘꽃무늬를 수놓은 발’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지요. 요즘에는 발에 꽃무늬를 새겨 넣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발을 가리킬 때도 쓸 만한 말이지 싶습니다. 그리고 이 말은 ‘사냥에서 짐승이 잠잘 곳이나 숨을 곳을 찾아갈 때 다른 짐승이나 사람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길을 빙빙 둘러서 가는 일’을 가리킬 때도 쓴답니다. 사냥을 할 때뿐만 아니라 사람을 좇을 때, 놀이를 할 때도 이렇게 할 때가 있기 때문에 알고 있으면 더러 쓸 일이 있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노루발’도 있습니다. 이 말은 첫째 ‘과녁에 박힌 화살을 뽑는 연장’을 가리킬 때 쓰는 말입니다. 둘째로 ‘한쪽은 뭉뚝해 못을 박는 데 쓰고 다른 한쪽은 넓적하고 둘로 갈라져 있어 못을 빼는 데 쓰는 연장’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합니다. 흔히 ‘장도리’라고 하고 ‘노루발장도리’라고도 하지요. 셋째 ‘재봉틀에서 바늘이 오르내릴 때 바느질감을 눌러 주는 두 갈래로 갈라진 부속’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합니다. 넷째 요즘은 보기 어렵게 되어 버린 ‘쟁기의 볏 뒷면 아래쪽에 붙어 있는 세모 모양의 구멍이 있는 물건’을 가리킬 때도 썼습니다. 이 모두가 그 생김새가 노루의 발처럼 끝이 갈라져 있는 것과 이어지는 것이니 참 쉽고도 재미있는 말입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뒷발’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네발짐승의 네 발 가운데 뒤에 달린 두 발’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지요. 그리고 사람이 두 발로 걸을 때 뒤쪽에 놓인 발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해서 자주 쓰는 말입니다. ‘모둠발’이라는 말도 있지요. ‘가지런히 같은 자리에 모아 붙인 두 발’을 가리키는 말로 아이들이 뛰어 놀 때 발을 이렇게 하고 놀기도 합니다. 이런 말이 말집(사전)에 올라 와 있으니 ‘모둠’이 맞는지 ‘모듬’이 맞는지 헷갈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묻고 답한 것을 읽어 보면 다른 사람들은 다르게 풀이를 하지만 저는 이 말의 뿌리가 되는 말이 ‘ㅁㅗㄷ다’라고 봅니다. 그래서 ‘ㅁㅗㄷ다’의 줄기 ‘ㅁㅗㄷ-’에 이름씨를 만드는 ‘음’을 더한 ‘ㅁㅗㄷ음(모듬)’으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모듬회’, ‘모듬발’, ‘모듬밥’이 하나로 이어져서 좋고 배곳(학교)에서 아이들을 모아 묶은 모임을 가리킬 때도 ‘모듬’으로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좀 더 나아가서 흔히 쓰는 ‘멀티탭’이라는 말도 ‘모듬꽂이’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소리나는 대로 적기 때문에 생기는 어려움과 헷갈림을 줄일 수를 찾는 데 슬기를 모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토박이말바라기 늘맡음빛(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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