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예술창작센터 16기 입주작가 결과전
경남예술창작센터 16기 입주작가 결과전
  • 백지영
  • 승인 2023.11.1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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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설치·조각 등 6명 참여
29일까지 창원 갤러리 이목
오랜 세월을 품은 창원 주택단지에서 영감을 받은 설치 작품부터 들끓은 신체 에너지를 형상화한 조각까지 다채로운 시각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경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운영하는 경남예술창작센터는 16기 입주작가 결과전을 15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창원 갤러리 이목’에서 개최한다. 지난 5월부터 반년 이상 합천에 위치한 경남예술창작센터에 터를 잡고 시각 예술 작품 활동에 나섰던 16기 입주 작가들이 이곳에 머무르며 창작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전시다.

전시 주제는 ‘발화점’이다. 연소가 되기 위해서는 발화점 이상 온도를 유지한다는 점에 착안, 각자의 방식으로 지속적인 창작 행위를 통해 자신만의 발화점을 유지하며 삶을 이어가는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전시에는 김시흔·금진·김제원·박준우·신제헌·최승철 등 입주 작가 6명이 참여한다. 회화·설치·영상·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

그간 경남예술창작센터 전시는 회화 장르가 주를 이뤘던 것과 달리, 설치·조형 등 장르적 폭을 넓힌 만큼 전시 공간 선택에도 신경을 썼다. 진흥원이 아닌 참여 작가들이 주가 돼 공간적 제약이 덜한 곳을 찾아 나섰고, 최근 개관한 창원 의창구 소답동의 갤러리 이목을 낙점했다. 상가 건물 2층에 자리잡은 갤러리와 지하 공간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곳으로, 일반적인 상업 갤러리와 비교해 작가들과 결이 맞닿는 점이 주효했다.

전시에서는 인간과 지역에 대한 작가들의 고찰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특히 눈에 띄었다.

오래된 건축물이 많은 전북 군산에서 나고 자라 건축물에 관한 관심이 남다른 김제원 작가는 창원 봉림동·명서동 주택 단지를 작품 소재로 삼았다. 1970년대 공단이 들어서기 전부터 이곳에 살던 주민들이 그들의 자취를 기리며 세웠던 유허비가 주택단지의 기둥과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한 그는 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각기 다른 형태의 8개의 기둥 조형물로 구현했다.

금진 작가는 지난 9월 개인전을 개최했던 김해 전시 공간의 창문을 라텍스로 본 뜨는 등 당시 전시 공간을 결과 전시에 옮겨왔다. 공장 지대에 남은 오래된 집을 개조한 전시 공간, 스페이스사랑농장에서 마주했던 소품들을 탁본으로 선보인다. 전선, 닭장, 생수병 등 버려진 물건들도 탁본으로 바라보면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한다.

신제헌 작가는 인간 내면에서 들끓는 에너지를 복잡하게 표현한 조각으로 표현했다. 인간의 신체를 하나로 정의하는 것에 반대해 온 그의 작품은 사람으로도, 들끓은 용암으로도 변모한다. 감상자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일련의 작품에는 작가가 사람을 바라보는 방식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박준우 작가는 경남예술창작센터가 자리 잡은 합천 농촌 지역 풍경을 한국화에 담아냈다. 수확 직전 양파밭, 흐드러진 금계국, 하천 넘어 보이는 강둑 등 목가적인 풍경이 화폭 위에 살아났다. 작가는 작품을 일반적인 성인 시야에 한 점씩 배치하지 않는 대신 높낮이를 달리해 배치했다. 스케치 당시 작가의 시야에 맞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의도다.

최승철 작가는 자신이 살던 독일 기숙사 복도 모형에 검은 연기가 퍼져나가는 영상과 이를 제작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공동의 공간인 복도를 기다란 모형으로 제작한 뒤, 그 끝에서 자신의 호흡을 불어넣고 느리게 재생해 바람이 나가는 보이지 않는 흔적을 담아내려 했다. 김시흔 작가는 낙동강을 배경으로 한 영상 작품과 조형 설치물을 선보인다. 인간과 비인간을 포함한 타자 사이의 물리적·가상적·생태학적 얽힘을 들여다 보고 인간 실재의 본질에 주목했다.

무료 전시. 월요일 휴관.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금진 작가 전시 공간. 사진=백지영기자
김제원 작가가 평론가와 함께 자신의 전시 작품을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백지영기자
신제헌 작가 전시 공간. 사진=백지영기자
최승철 작품 ‘Tune in to the room’. 사진=경남문예진흥원
김시흔 작품 ‘Sympoietic Mind’. 사진=경남문예진흥원
김제원 작가 전시 공간. 사진=경남문예진흥원
박준우 작가 전시 공간. 사진=경남문예진흥원
박준우 작가 전시 공간. 사진=백지영기자
김제원 작가 전시 공간. 사진=백지영기자
금진 작가 전시 공간. 사진=백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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