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경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객원논설위원
선거철로 접어들면서 많은 현수막을 볼 수 있다. 최근에 눈길을 끄는 내용은 사천공항의 제주도 노선 운항이다. 어느 국회의원실에서 붙인 ‘제주-사천(진주)신규 취항 확정’ 내용이다. 사천공항에서 제주도를 갈 수 있다는 문구이다. 서부경남 사람들은 제주도를 가기 위해서는 김해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야하기 때문에 매우 불편했는데 사천공항에서 제주도를 갈 수 있으면 약 반나절 이상의 시간과 경제적인 절약효과가 있다. 필자의 기억속에는 몇 년 전에 분명히 주말에 그 노선이 운항됐는데, 슬그머니 운항을 중단한 것 같다. 이번 재운항에는 많은 노력이 있었다고 본다. 갑자기 적자노선이 흑자노선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고, 대정부 특히 국토교통부를 잘 설득하고, 항공사의 이해를 구해 다른 노선의 일부를 사천공항으로 돌렸을 것이다. 얼마 전에는 소형비행기인 Hi Air가 사천-김포 노선을 중지하고, Jin Air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사천에서 제주노선이 취항을 하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는 국제공항 8개와 국내공항 7개가 있는데, 김해, 김포 그리고 인천공항을 제외하고, 나머지 지방에 있는 공항은 거의 적자 경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사천은 우리나라에서 완제기를 만드는 한국항공우주개발 주식회사(KAI)가 위치하고 있어 민간여객기의 운항이 경제적인 측면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
현실적으로 50여억 이상의 적자에 운항을 하고 있는 사천공항의 활성화를 위해 항공사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경상남도는 국토균형발전 측면에서 지원금을 지원하고, 사천공항의 수혜자인 서부 경남 기초 지자체는 지원금을 지금의 3억 원 수준에서 상향 조정을 해야 한다. 진주시와 인근 고성, 통영, 산청 등의 시군도 나서서 사천공항의 활성화에 이바지해야 한다. 만약에 사천공항에 민항기가 없으면 KAI 본사나 우주항공청을 방문하는 각국의 손님이 고속버스나 KTX를 타고, 본사가 있는 KAI를 방문할 때 그 수치심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경남에서 낙후된 지역인 서부경남의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이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항공우주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도, 사천공항의 활성화가 꼭 필요하다. 그런 가운데 제주노선의 운항은 매우 바람직하다. 이러한 노선이 계속 유지되기 위해서도 우주항공청의 조속한 설립과 여행사의 관광상품개발 및 지역민의 관심과 노력이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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