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상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 “진주 소목 세계화 기여할 것”
조일상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 “진주 소목 세계화 기여할 것”
  • 백지영
  • 승인 2023.11.2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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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첫 비엔날레 이어 2회째 지휘봉
첫 눈에 반한 진주역 차량정비고 무대로
적은 예산·제도적 한계 딛고 고군분투

“이천하면 도자기, 청주하면 금속처럼 진주를 대표하는 소목을 특성화해 작지만 울림을 주는 전통공예비엔날레를 꿈꿉니다.”

지난 1일부터 옛 진주역 일원에 조성된 진주 철도문화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를 이끄는 조일상(77) 예술감독의 말이다.

조 감독은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가 첫선을 보인 지난 2021년, 그리고 올해까지 2회 연속 비엔날레를 총괄 지휘하고 있다.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는 유네스코 공예와 민속 예술 분야 창의도시 지정과 연계해 진주시가 추진하는 비엔날레다.

한 달 남짓한 비엔날레 여정이 후반부로 접어든 가운데, 조 감독에게 이번 비엔날레의 의의와 향후 발전 방안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2년 전 첫 비엔날레와 비교하면 전시 공간의 변화가 먼저 눈에 들어온.

▲올해 비엔날레에서 특히 만족스러운 점 중 하나다. 진주시에 전시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 보니 2년 전 비엔날레는 본 전시와 부대 전시를 합쳐 모두 4개 전시장에서 진행해야 했다. 이번에는 당시와 다르게 전시 공간을 선택할 수 있는 결정권이 주어져 진주지역 문화 공간 많은 곳을 둘러봤다. 마음에 차지 않거나 공간의 특성상 부적합한 곳들을 제외하고 고심하던 차에 옛 진주역 차량정비고를 만났다.

지난 6월 진주 철도문화공원 준공 후 제대로 된 전시 공간으로는 아직 사용되지 않았던 곳인데, 보자마자 첫눈에 반한 보물 같은 공간이다. 공간 자체의 매력이 강렬한 만큼, 공간에 맞춰 참여 작가를 선정하는 독특한 시도도 하게 됐다.

공간이 좀 더 넓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운 점도 있지만 본전시가 열리는 진주역 차량정비고 인근 일호광장 진주역(옛 진주역사)에서 유네스코 창의도시 해외 작가 전시를 개최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비엔날레 전시 기간이 절반 이상 지났다. 지금까지 어땠다고 보나.

▲당초 기대치 이상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 하루 평균 1000명 이상씩 방문해 왔는데, 입소문을 타고 가족 단위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지난 주말에는 하루 5000명 이상이 찾았다. 그 결과 예정과 달리 토요일 전시 시간을 연장하게 됐고, 비엔날레 기간 역시 확대됐다. 원래는 30일까지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관람객 요청에 따라 12월 10일까지 연장 진행할 계획이다.

적은 예산으로 좋은 작품들을 선보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그 덕인지 주변에서 4~5배의 예산을 투입한 것 같다며 감탄하곤 할 때 나름 뿌듯함을 느낀다.

다만 타 비엔날레들이 통상 2달가량 진행되는 것과 달리, 아무래도 전시 기간이 짧다는 아쉬움이 있다. 호평이 퍼져나가 사람들이 방문하려 할 때쯤 끝나버리는 느낌이다. 첫 해 18일간 진행했던 것에 비하면 개선됐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젊은 세대 중에는 비엔날레가 내세우는 소목과 전통을 멀게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은데.

▲지금은 공예가 세계적 트렌드다. 아직은 소목을 낯설게 여기는 이들에게도 가깝게 다가가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사실 소목은 전통적인 것들을 만들다 보니 한계가 있을 수도 있고, 현대 주거 공간의 특성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디자이너들과 협업하는 독특한 시도를 했다. 앞으로도 진주 소목을 좀 더 명품화해서 세계화의 길을 이끄는 디딤돌이 되고 싶다.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다.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한다고 보나.

▲서울에서도 내려와서 보고 싶어 하고 싶을 정도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선정을 계기로 비엔날레를 시작하면서 해외 창의 도시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사실 좋은 작품도 있지만 민속품에 가까운 작품도 적지 않다. 그건 그것대로 볼거리가 되겠지만, 멀리 있는 사람들도 발걸음하도록 하는 훌륭한 해외 작가들의 작품을 가져와야 한다.

그간 2번의 비엔날레를 통해 기초 토대와 방향은 구축했다고 본다. 비엔날레를 진주 소목에 특성화하되 다른 전통 공예 전반을 다룰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도 필요하다. 앞으로는 수준 높은 해외 작가 작품과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구 디자이너의 작품을 함께 선보이는 등 세계화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물론 지금 예산과 제도·조직으로는 쉽지 않겠지만, 그간 경험을 통해 도출한 개선책을 진주시에 적극 의견을 개진해 볼 생각이다.


글·사진=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조일상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
조일상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
조일상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
조일상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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