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층간소음
[경일춘추]층간소음
  • 경남일보
  • 승인 2023.11.2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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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재 전 서진초등학교장·학부모교육 강사
박상재 전 서진초등학교장·학부모교육 강사


신문을 펼쳐 드니 층간소음 문제로 사람을 살상하는 기사가 눈에 띈다. 필자도 그 고통을 당했던 사람 중의 하나라 공감이 가는 뉴스였다. 오래 전 윗층의 애가 밤낮으로 장난감 자동차를 ‘드르륵’ 거리며 끌고다니는 바람에 괴로웠는데 그 다음 이사 온 집 애는 장난이 심한 개구쟁이라 첫날부터 동화책을 갖다주며 타일렀더니만 좀 덜했다.

그것도 몇 년, 어느 날부터 토종개를 키우기 시작했는데 개집을 끌고 다니는 소리에 서로가 불편해 살 수 없자 집주인은 집을 내놓았다. 어느 날 아이 셋을 둔 아주머니가 사겠다고 나섰다. 앞일을 생각하니 걱정이 태산이라 내가 할 수 없이 그 집을 사고 보니 집값이 수천만 원이 하락해 그 손해를 감수하면서 지금도 살고 있다. 정부서도 뾰족한 수가 없다고 이름뿐인 중재요령만 외친다. 근본적으로 건설 당시부터 규제를 강화하고 윗집은 아랫집을 배려해 소음을 줄이는데, 적극 노력해야 한다.

“아이들이 다 그렇지요!” 이런 말 한마디가 감정을 격하게 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혀는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무서운 도구다. 혀를 다스리는 건 나지만 내뱉어진 말은 나를 다스린다.

습인책노(習認責怒)라. “인내를 익히고 성낸 것을 꾸짖다”는 뜻으로 성 스테파노가 말했다. “분노로 남을 해치는 것은 벌과 같다. 벌은 성이 나면 다른 것을 쏜다. 쏘인 것은 약간 아프고 말지만, 벌은 목숨을 잃는다”라고 했으며 ‘마키리우스의 예화’도 흥미롭다.

파리 한 마리가 음식 앞에서 왔다 갔다 하자 화가 난 그가 파리를 죽였다. 그러고 나서 그는 스스로 자책하며 말했다.

“파리가 먹는 것조차 능히 참지 못하였으니, 어찌 내가 큰 괴로움을 참겠는가?” 그는 마침내 옷을 벗고 들판으로 나가, 모기와 등에에게 살을 물게 했다.

사람들이 연유를 묻자 그는 “인내를 익히고 성낸 것을 꾸짖기 위해서입니다” 분노를 종식하려면 무엇보다 인내와 용서를 배워야 한다.

나와 똑같은 사람과 싸우는 것은 위태롭고, 나보다 강한 이와 싸우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므로 ‘너를 해친 사람이 너보다 약하다면 상대를 용서해 주는 것이 옳고, 너보다 강하다면 너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 맞다’는 글귀가 유난히 내 눈길을 끈다.

아파트는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지만 그것에 비례해 불편함도 준다. 옛말처럼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이 그리 쉽던가! 좋은 인연은 시작이 좋은 게 아니라 끝이 좋은 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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