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남북 관계 악순환 끊고 선순환 체계 구축을
[시민기자]남북 관계 악순환 끊고 선순환 체계 구축을
  • 경남일보
  • 승인 2023.11.2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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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탈동조화 현상 세계 뒤덮어
근거 부족한 예측 남북 위기감 가중
주관적 해석 대신 객관적 관찰 필요
평화와 공존은 사라지고 전쟁과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 현상이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이 영향으로 국제정세의 하위변수로 작동하는 한반도 상황도 위기다. 내부적으로는 어느 일방을 선으로 규정하고 상대는 악으로 규정짓는 이분법적 논리가 위기를 가중한다. 원인은 분석 과정에서 객관성은 상실되고 주관적 해석을 개입시켜 오류를 범하고 엉뚱한 정책을 만들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리고 싶은 북한을 보기 때문이다. 간혹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점집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정략적 오판과 근거가 부족한 예측 남발은 남북관계의 위기감을 가중하며 예상치 못한 새로운 북한과 마주하게 한다.

현재 한반도 위기의 큰 축은 지구촌을 뒤흔드는 전운과 북핵이다. 지나간 전쟁에 대한 반성이 없으면 민족주의를 앞세운 새로운 전쟁이 씨앗을 키운다.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는 동안 자국의 지배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이념 민족주의’가 왕성했다면, 지금은 기술과 자원의 통제를 이용한 ‘자원 민족주의’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특히 두 개의 전쟁(우크라이나-러시아,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은 ‘힘에는 힘’ 대응이라는 극단적 대치가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문제는 이 전쟁의 당사국보다는 보이지 않는 혹은 힘이 되어주고 있는 국가들이 한반도의 분단과 평화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적 위기가 한반도와 대만 문제까지 번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안보의 핵심 요소는 협력’ 이듯이 ‘경제의 핵심 요소도 협력’임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

북핵 능력의 고도화는 한반도의 새로운 안보 지형을 만들고 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전까지만 해도 북한은 ‘핵 또는 경제’라는 선택적 갈림길에 있었다. 하지만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북한의 전략은 ‘핵으로 경제를 이룬다’는 전략으로 바뀌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화성-17형)은 이미 미국 본토를 사거리 안에 두고 있다. 또한 핵무기를 최소 40기에서 최근에는 180기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왔으며 5년 안에 300기까지 보유할 것으로 전망한다. 2023년 상반기에는 전략핵 무기급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외에 국지전 등 전술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전술 핵탄두 ‘화산-31’과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ICBM인 ‘화성-18’까지 공개했다. 지금껏 북핵에 대한 객관성이 배제된 자의적 정보분석은 안일한 대응을 불러왔고 무시와 방관을 거듭하는 사이 북한의 핵무기는 안보 불안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해졌다.

핵 무력 완성은 북한 내부의 경제구조에도 변화를 주었다. 지난 9월 생존권과 발전권을 담보하기 위해 핵 무력 정책을 헌법에 명시한 내용으로 엿볼 수 있다. 또한 북한은 핵 무력 완성으로 재래식 군비 절감과 재래식 군수산업의 민수산업 전환(spin-off 정책)을 통해 경제발전에 기여한다는 국가 전략을 세웠다. 군수산업은 군사적 목적의 용도로 생산 및 판매가 이루어지는 산업으로 북한은 오랫동안 국방산업을 우선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경제발전을 중시하면서 군수산업의 역할을 민수산업으로의 경제적 역할을 강조하는 모습으로 달라지고 있다. 북한은 군수산업 부문에서 생산한 생활필수품들을 ‘군수산업 부문 생활필수품 품평회’를 통해 공개하고 주민들에게도 판매하고 있다.

지구촌의 전운과 위태로운 한반도 위기에서 북핵의 대응 수단이 미국 핵 공유라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이 주장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대전제는 논외로 치더라도 우리는 경제적으로 굴욕적인 미국의 값비싼 청구서를 감내해야 한다. 제재와 협상이라는 단순 해법 대신, 상응하는 새로운 협상법 모색과 공생하는 경제 촉진의 해법이 필요하다. 지금 남북관계는 절망과 좌절의 시기다. 하지만 관계는 상황에 따라 늘 변한다. 우리는 악순환의 관계를 선순환의 관계로 상황을 바꾸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절망과 좌절의 시절을 버티는 힘은 희망이다. 그 희망은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보고 읽을 수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최웅환 시민기자(통일학 박사)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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