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섞박지
[천왕봉]섞박지
  • 경남일보
  • 승인 2023.12.0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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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우리의 김치는 영국 국왕도 즐겨먹는 세계적인 음식으로 보편화,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김장김치는 생선은 물론 육고기와 해조류 등 온갖 식재료가 들어가는 종합영양제다. 비타민과 무기질, 미네랄의 보고라 할만하다. 요즘이 김장철이지만 국외의 인기와는 달리 점차 김장을 하지않고 사서 먹는 가정이 늘어나는 추세라 아쉽다.

▶김장이 온갖 정성을 기울여 담는 저장식품이라면 섞박지는 즉석에서 간단한 양념으로 버물려 만드는 김치다. 채소 본래의 풋풋함과 향내가 그대로 살아 있어 김장김치와는 사뭇 다르다. 조선 중기에 저술된 ‘산림경제’에는 소금과 고춧가루로만 담근다고 기술하고 있지만, 근대에 저술된 ‘규합총서’에는 배추와 무, 가지, 오이, 동이, 미나리, 갓에다 양념도 다양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홍일을 방통위원장으로 지명하면서 ‘설렁탕을 먹을 때마다 그 선배의 섞박지가 생각난다’고 해 화제다. 소년가장으로 두 동생을 건사하면서 규합총서의 섞박지가 아닌 산림경제의 섞박지를 즐겨 먹었다는 김 지명자의 고생담을 말한 것이다.

▶방통위원장은 그 역할과 임무, 권한이 막중해 야당은 벌써부터 검찰 출신은 안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역대 방통위원장을 보면 정치인과 교수, 언론인, 관료, 법조인 등 다양하다. 유독 검사출신은 안된다는 논리는 설득력을 잃는다. 다만 그가 섞박지처럼 순수하고 단백하게 쾌도난마로 어지러운 방송통신 환경을 조성하길 바랄 뿐이다. 선입견 없는 청문회를 기대한다. 변옥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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