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 세상
[경일시론]‘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 세상
  • 경남일보
  • 승인 2023.12.0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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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위원
이수기 논설위원


여야를 막론 ‘강대강’으로 치닫는 연말 정쟁 정국 속에 민생이 외면된 채 정치권의 막말·설화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조롱과 비아냥이 난무한다. 초등학생도 하지 않을 유치하기 그지없고 참담하다. 국회의원들이 비리와 관련, 재판·수사를 받는 의원이 40여 명이다. 막말·돈봉투 사건 등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인식, 뇌물·불법 정치 자금 수수 등으로 기소·수사를 받는 의원도 10여 명에 달한다. 이런 현실에서 대통령·국무위원 등의 ‘탄핵’을 입에 달고 사는 의원도 있다. 세대 간의 파괴적인 갈등 문제를 조화롭게 극복하지 못하고 법적인 근거가 약한 폭력적인 ‘탄핵’이란 말로 ‘한국 정치를 후지게’ 만들고 있다. 탄핵 폭주와 거부권 악순환에 갇힌 정치가 연속이다. 적대와 증오의 폭력적 언동이 난무하면서 막말은 상식이 됐다. 마치 브레이크 고장난 차량 같다.

특히 더불어민주의 출판기념회가 막말·설화 경연장처럼 끊이지 않은 저질 발언들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사다. 당 지도부가 여론에 밀려 뒤늦게 솜방망이 징계와 공천반영의 자제 당부에도 반복되는 현상을 두고 “DNA의 문제라 중단될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래경 전 혁신위원장은 ‘천안함은 자폭’이라고 주장했고,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전 천안함 함장을 향해 “부하들 다 죽이고 무슨 낯짝이냐”며 군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단체장·5선 국회의원을 지낸 송영길 전 대표의 ‘어린놈·건방진X·미X놈’ 등 ‘육두문자 발언’과 김용민 의원은 ‘금수’에 빗댐에 이어 “총선 결과가 여당에 유리하게 나오면 계엄령을 선포할 것”이란 황당무계의 교활함이 하늘을 찌른다. 민형배 의원은 ‘어이없는 XX’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허영 의원이 “국민들은 그 산식을 알 필요가 없고, 산식 알고 투표하는가, 정당과 지역 의원들에게만 투표하면 되는 것”이라 반박했다. 막말·설화는 잊을 만하면 습관처럼 도지는 본능과 비하 발언에 국민들의 분노가 높다.

최강욱 전 의원은 영부인을 겨냥한 듯 ‘암컷들이 나와서 설친다’며 여성 비하는 정치권의 품격을 한없이 낮게 했다. 혁신하겠다며 출범한 혁신위원장은 노인을 폄하하고, 젊은 정치 한다더니 청년들 무시 정당 현수막을 내걸어 청년들의 마음을 헤집어 놓았다. 끝없는 노인·청년·여성 비하 등의 막말 정치를 제발 멈춰야 한다.

전·현직 국회의원들의 ‘금도의 언어’가 여의도 하늘을 뒤덮은 막말·설화가 3막, 4막으로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권자들도 편싸움 수준에 내편은 무슨 일을 해도 눈감고, 저편은 작은 일에도 불을 켠다. 선악·진짜·가짜·옳은 것과 틀린 것에 대한 판단 기준이 ‘아전인수격’이다. 어느 쪽 편에 따라 판단되는 것이 상식처럼 돼 있다.

한국은 객관적 지표로 10대 경제 대국의 잘사는 나라이다. 일상생활의 ‘가성비’적인 소비생활은 선진국보다 더 삶의 질이 높아 보인다. 삼성, LG, 현대 등 우리 제품의 세계 각국에서 브랜드 가치가 높다. 해외 한인들과 세계인들이 K-팝·K-영화·K-드라마·K-음식 등 한류열풍으로 한국에 가면 놀거리와 재미있고, 싸고, 맛있는 음식도 많아 ‘한국 가는 것’이 부러움의 대상이 될 정도로 위상이 높다. ‘K-역량·K-문화는 좋지만 살고 싶은 곳이 아니’란 말도 있어 여러 나라로부터 ‘좋으니 살고 싶은 한국’이 되길 소망한다.

유독 정치만 4류라 여야가 긍정, 희망의 품격 정치보다 치졸한 개싸움 언어를 주고받는 ‘이전투구’ 현상이 일상이라 앞날이 아슬아슬하고 불안하다. ‘여느 때는 그렇지 않은 적이 있느냐’고 말로 위로가 되지 않는다. 막말·설화 정치인에 대해 공천 때 과감히 퇴출시켜야 한다. ‘법꾸라지·법비들’의 막말·설화를 보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격’의 세상 속담처럼 ‘얼굴에 철판을 깔고 제 흉 열 가지를 가진 ×이 남의 흉 한 가지를 본다’가 딱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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