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젊음 바친 영웅들, 보훈 사각지대 벗어나게 해야
[사설]젊음 바친 영웅들, 보훈 사각지대 벗어나게 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23.12.1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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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신분으로 6·25전쟁에 참전해 청춘을 바친 학도병들을 기리는 추모제가 진주 경상국립대학교 칠암캠퍼스에서 있었다.

당시 학도병이었던 조재섭(91) 어르신, 손원기 전몰군경유족회 서울중구지회장, 보훈단체장, 유가족, 학생이 함께했다. 이곳에는 학도병 명비가 세워져 있고 당시 참전했던 진주지역의 3개교 진주농림고교, 진주고교, 진주사범학교 학생 152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명비의 주인공들은 조국이 바람 앞의 등잔불 같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자 나라를 수호하고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참전했다. 학도병이었던 조재섭 어르신은 1950년, 선생님이 북의 남침으로 조국이 위기를 맞았다면서 자진 입대를 권유해, 부모님의 말씀을 뿌리치고 교복을 입은 채 국토의 최후 방어선인 낙동강전투에 참전, 많은 학생들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실종됐다고 했다.

학도병들의 희생이 오늘날 대한민국이 10대 경제대국이 되는 밑거름이 됐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처우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나마 진주지역의 명단은 파악됐지만 전국적으로는 참전자 전사자 실종자 등 정확한 통계는 불명확한 실정이다. 이들의 나이가 90세를 훌쩍 넘기면서 건강을 잃거나 생활고를 겪는 이가 많다고 한다. 조국을 위해 싸웠지만 예우는커녕 통계에도 잡히지 않아 복지사각지대에 남아 있으며 이로인해 평생 가슴 속에 큰 응어리를 안고 살고 있다. 국방부에 등록되지 않아 참전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한 학도의용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의 생존자가 차츰 줄어들면서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잊혀져가고 있다. 이날 참석했던 조재섭 어르신은 우리나라가 경제대국이 됐지만 그 이면에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쳐 싸운 이들이 있다는 걸 후손들이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국가보훈부를 비롯해 지자체 및 관계 당국은 이제부터라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영웅들의 실태와 현황을 파악해 이들이 보훈 사각지대에서 벗어날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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