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일석사조 수제맥주
[농업이야기]일석사조 수제맥주
  • 경남일보
  • 승인 2023.12.2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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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여옥 경남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 농업연구사
수제맥주는 개인이나 소규모 양조장이 자체 개발한 제조법에 따라 만든 맥주를 말한다. 수많은 맥주 제조자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한 맛이 특징이다. 다양한 취향을 가진 소비자들은 수제맥주 맛을 즐기기 위해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수제맥주 축제장이나 지역 수제맥주 전문점들을 찾고 있다.

국내에 맥주가 도입된 해는 1876년으로 알려져 있다. 강화도 조약으로 개항된 이후 일본 맥주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1905년에 일본 기린맥주가 서울에 ‘명치옥’이라는 총판회사를 개설하고, 술에 세금을 부과하는 주세령을 내려 집집마다 빚었던 ‘가양주(家釀酒)’를 금지했다. 맥주가 독점적으로 공급될 당시에 맥주는 상류층이 누리는 고급술이었다. 1933년 8월 일본의 대일본맥주가 조선맥주, 같은 해 12월에는 일본의 기린맥주가 소화기린맥주(오비맥주 전신)를 설립하였다. 광복 후에는 두 맥주 회사인 조선맥주(현재 하이트 진로맥주)와 동양맥주(현재 오비맥주)가 미군정청에 의해 관리되다가 1952년에 민영화 되었다.

2002년 올림픽을 계기로 100여 개의 수제맥주가 생겼으나 주세법에 따른 규제로 인해 1세대 양조장은 대부분 문을 닫게 되었다. 그러다가 2014년 정부는 소규모 맥주 제조자의 외부 판매를 허용하고 맥주 제조시설에 대한 시설기준을 완화했다. 2016년에는 소규모 맥주 제조자에게 과세 경감구간을 확대하고 병입 판매를 허용하였고, 2018년에는 소규모 맥주 제조자의 소매점 판매를 허용하고 과세 경감구간을 더욱 확대했다. 2020년에는 반출 시 가격에 세금을 부과하는 종가세에서 용량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로 주세법이 개정되었다.

국내 주류 제조면허 수는 2900여 개이며 2015년부터 대부분의 주종에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맥주 제조면허 발급 수도 174개(2020년)에서 195개(2022년)로 증가하였다. 지역별로는 경기(56개), 서울(26개), 강원(19개) 순이며, 경남지역에는 11개의 소규모 맥주 제조면허를 갖춘 곳이 있다.

최근에는 여러 곳에서 수제맥주를 주제로 한 축제가 열리고 있다. 대표적인 수제맥주 축제는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대한민국 맥주 박람회와 군산 수제맥주 페스티벌, 대구 수제맥주 축제, 부산 수제맥주 축제 등이 있다. 지난 6월에 개최한 군산 수제맥주&블루스 페스티벌에는 2만 명의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다녀갔다고 한다. 우리 도에서 맥주와 관련된 축제로는 남해 독일마을 맥주 축제가 유명한데, 해가 거듭될수록 많은 인파가 몰려 성황을 이뤄가고 있다. 진해 수제맥주 페스티벌은 올해 처음 개최되었는데 이 행사는 지역민들이 주체가 되어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었다고 한다.

주류시장 소비 트렌드는 고급화, 다양화, 지역성으로 특징지어진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환경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경상남도 농업기술원에서는 2021년부터 쌀과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수제맥주를 제품화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해왔다. 그 결과 도내에서 생산된 아로니아와 쌀로 만든 수제맥주인 ‘아로미’를 개발했고, 기호도 조사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여 업체에 기술이전을 추진 중에 있다. 경남도에서 생산되는 딸기와 쑥을 첨가해 개발한 쌀맥주 제조 방법도 업체에 기술이전 중이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연구팀이 개발한 수제맥주가 양조업체에게는 이윤 증대로 이어지고, 쌀 소비촉진에 기여하며, 딸기와 쑥의 소비를 다양화해서 소비자의 취향을 만족시키고, 생산농가의 소득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

박여옥 경남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 농업연구사

 
박여옥 경남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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