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렵철 ‘오인 사고’ 모두가 경각심을
[사설]수렵철 ‘오인 사고’ 모두가 경각심을
  • 경남일보
  • 승인 2023.12.2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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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조수 수렵 활동이 많아지는 겨울철이 되자 올해도 어김없이 주변에서 ‘오인(誤認)사고’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사람을 멧돼지 같은 야생 조수로 착각해 발사하여 숨지거나 다치게 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19일 충북 옥천군 동이면의 한 하천에서 가재를 잡던 주민을 멧돼지로 오인한 엽사가 총을 쏘아 부상 끝에 사망에 이르게 한 사고가 보도됐다. 지난해의 일이지만, 도내 양산 지역에서 수렵 활동을 하던 한 엽사가 산 속에서 활동 중인 다른 엽사를 멧돼지로 착각하여 발사해 숨지게 한 사고도 있었다. 이처럼 어이없고 안타까운 수렵 중 오인 사고는 근래 들어 전국 곳곳에서 끊임없이 발생해 왔다.

지금 우리 주변 산하에는 유해조수의 개체가 급격히 늘어나 있다. 멧돼지 고라니 등의 서식밀도가 턱없이 높아져 또 다른 환경 문제가 되고 있을 정도다. 더구나 지난 3년 여 동안 코로나 사태로 각 지자체가 운영하던 순환수렵장마저 운영되지 않았다. 여기에다 지난 10월 충북 지역에서 발생한 소 감염병 럼피스킨,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의 여파로 올해도 순환수렵장을 운영하는 지자체는 거의 없다. 이런 터에 멧돼지 등 유해조수 개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멧돼지 포획 포상 제도까지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수렵 활동이 곳곳에 무제한적으로 성행할 여건이 무르익어 있는 것이다. 그만큼 엽사들의 오인 사고 염려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수렵 중 오인 사고가 나는 데에는 총기에 불법 장비를 장착하는 것이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있다. ‘열화상 조준경’을 장착하여 수렵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열화상 조준경은 레이저광선이나 적외선 라이트를 이용하는 야간 조준경이다. 어둠 속에서도 목표물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으되 그 목표물이 야생 조수인지 사람인지까지는 구별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오인 사고 위험성이 높고, 불법이라면 단속을 강화하여 못 쓰도록 해야 한다.

수렵에 나서는 엽사들의 각별한 주의가 무엇보다 요구된다. 목표물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거나, 시간 공간적으로 미루어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환경이라면 경각심을 늘 가져야 한다. 엽사들은 그런 마음가짐으로 수렵 활동에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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