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K-푸드와 함께 주목받는 K-음료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K-푸드와 함께 주목받는 K-음료
  • 경남일보
  • 승인 2023.12.2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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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근탕, 감주, 금분탕, 꿀물, 녹운탕, 녹차, 미숫가루, 배숙, 봉수탕, 소주온미, 송화밀수, 수단, 수문탕, 수정과, 수지탕, 식혜, 십전대보탕, 쌍화탕, 옥설탕, 온조탕, 원소병, 유자차, 제호탕, 타락죽, 행락탕, 화채, 팥빙수…. 문서 기록으로 전해지는 우리 민족의 전통 음료는 30여 가지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중에는 음식으로 분류되는 팥빙수나 화채, 한약으로 분류되는 갈근탕과 같은 음료들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오래전부터 계절에 따라 풍류를 즐기면서 그리고 건강에 이로운 차와 같은 형태로 마셔온 음료 문화는 재료의 다양성이나 레시피, 식음 방식 등 문화적 차원에서 다른 나라와 확연히 차별화되고 있다.

다양한 한국의 음료들이 K-드라마나 K-필름 등을 통해 해외로 알려지면서 세계인들의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K-음료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생수와 주류를 제외한 음료 수출액은 5억 29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6.3% 증가했는데, 1∼9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출액이다. 지난해 음료 수출액은 6억 3000만 달러로 연간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품목별로 보면 식혜·수정과·쌀음료 등 기타 음료의 수출액이 3억 800만 달러로 14.0% 늘어남과 동시에, 과실 음료(3.8%), 무 알콜 맥주(23.4%) 등의 수출액도 증가했다. 수출대상국가는 총 143개국으로 중국으로의 수출액이 1억 5100만 달러로 전체 음료 수출액의 28.5%를 차지했다. 이어 미국은 7000만 달러로 13.2%, 베트남이 4800만 달러로9.0%, 캄보디아가 3900만 달러로 7%, 홍콩이 2700만 달러로 5% 순이었다. 이처럼 K-음료의 수출 증대가 이루어지면서 이미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K-Food 열풍에 합류하는 모양새다.

말초적 감각을 자극하는 서양 음료들과는 달리, 동의보감과 같은 전통 한의서들에서 효험이 기술되고 있는 매실청, 오미자청, 유자청 등과 같은 전형적인 전통 음료들은 저마다 해독작용과 소화 촉진(매실청)이나 피로회복과 갈증 해소(오미자청), 면역력 증진과 혈관 강화(유자청) 등의 효과로 건강에도 유익할뿐만 아니라, 독특한 맛과 풍미까지 지니고 있어 외국인들에게도 어필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음료들은 오직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기도 하지만 건강 친화적이라는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최근 소셜 미디어에서는 ‘화채‘(Korean fruit punch)’ 만들기가 유행하고 있다.

나라별로 K-음료에 대한 취향은 조금씩 다른 편인 데, 중국과 미국, 베트남에서는 알로에와 식혜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데 반해, 캄보디아에선 탄산음료나 에너지드링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음료는 지난 2018년부터 캄보디아로 수출하는 품목 1위로 등극하면서 수출 효자품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캄보디아 음료시장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음료는 에너지음료로 동아제약의 ‘박카스’와 광동제약의 ‘비타500’ 등이다. 캄보디아 소비자들은 에너지 음료를 주로 피로회복제 형태로 대중적으로 소비한다. 주 소비층은 2030세대 학생 및 직장인들이다.

박카스의 경우 한국 의약품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신뢰도를 공략해 TV 및 옥외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관련 시장의 선점에 성공했다. 캄보디아에선 박카스가 빠까로 불리는데, 인기가 많아서 레드불보다 판매량이 더 많다고 한다. 실제로 아주 시골에 가더라도 박카스를 판매한다. 특히 박카스는 제품적 장점과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현지 ‘국민음료’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한국에서 의약외품으로 판매되는 제품과 달리 성분을 가감하고 외형을 병에서 캔으로 전환해 음료로 판매 중이다. 박카스는 캄보디아 최초의 음료수 옥외 광고를 시도한 결과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캄보디아의 독특한 교통수단인 ‘뚝뚝’(오토바이를 자동차처럼 개조한 택시)에 박카스 광고물을 부착하고 특수 코팅 처리해 어두운 밤에도 잘 보이도록 했다. 또한 TV광고에도 한국인 광고모델을 기용했다. 다각적인 마케팅 전략이 주효한 셈이다.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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