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가리비 전쟁
[천왕봉]가리비 전쟁
  • 경남일보
  • 승인 2023.12.2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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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기 논설위원
가리비는 아름다움의 상징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비너스)가 태어난 조개가 가리비다. 르네상스 화가 보티첼리는 ‘비너스의 탄생’에 가리비를 등장시켰다. 중국에서는 4대 미인으로 꼽히는 서시가 죽은 뒤 가리비로 환생했다고 믿는다. 가리비 속살이 서시 혀와 비슷하다 해서 ‘서시설(西施舌)’이라고도 부른다. 아름답고 맛이 기막혀서란다.

▶‘헤엄치는 조개’ 가리비는 패각을 여닫는 근육(관자)이 큼직하게 발달해 고급 식재로 꼽힌다. 쫄깃한 식감과 풍미가 일품이다. 비타민 단백질 아연 등 영양소가 풍부해 저열량·고단백·저지방 다이어트 식품이다. 고성 자란만 일대는 국내 최대 가리비 생산지다. 연간 8000여 톤을 생산해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명성이 높다.

▶가리비 풍미가 일품이선지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첨예한 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8년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에서 양국 어선이 ‘가리비 어업권’을 놓고 공해상에서 격돌하자 영국 언론은 ‘가리비 전쟁’이라고 보도했다. 두 나라의 가리비 전쟁은 영국해협을 마주하고 있는 지형적 특성 탓에 질긴 역사를 갖고 있는 것이 한국과 일본 흡사하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가리비의 중국 수출이 막히자, 한국에 더 수출하겠다고 나섰다. 2025년 수출 목표까지 정했다. 총수출물량 656억 엔(약 6000억 원)의 6.3%인 41억 엔(약 375억 원)을 수출하겠단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꼴이다. 원전 오염수 방류로 불안해하는 이웃의 심기부터 먼저 살필 일이다. 한중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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