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정치 후진성, 올해는 떨쳐내자
[경일시론]정치 후진성, 올해는 떨쳐내자
  • 경남일보
  • 승인 2024.01.0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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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변옥윤 논설위원


갑진년 새해벽두, 청룡의 상서로운 기운이 온누리에 가득하길 기원해 본다. 올해도 경제와 노사문제, 인구절벽 등 풀어야 할 많은 난제들이 놓여 있지만 청룡의 사악함을 물리치고 영토를 수호하는 힘에 기대어 또한번의 국운 융성을 꿈꾸어 보는 것이다. K팝이 세계의 젊은이들을 매료시키고 문화와 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한류는 대세가 되고 있다. 전 세계 어느 곳이든 우리의 문화와 앞선 문물을 부러워하고 선진국 대접을 당연시하는 흐름을 기회로 삼아 제2의 중흥을 기대해 보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세월, 전쟁의 폐허와 가난을 이기겠다는 일념으로 앞만 보며 달려온 결과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지구상 유일한 나라로 우뚝 섰다. 오대양 육대주 곳곳마다 한류가 넘쳐나고 가장 성공한 나라라는 칭찬을 받는다. 부러움의 대상이 된 것이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은 물론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진입한 것이다.

그러나 오직 정치만은 아직도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치는 실종된 채 정치공학만 난무하고 있다. 팬덤과 프레임 정치,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면 거부권으로 응답하고 시정잡배들도 사용하지 않는 극단적 어투와 욕설, 비속어가 난무하는 천격의 정치인들, 오직 권력을 쥔 당권에 머리 조아리고 눈치보는 소신없는 정객들, 잘못을 저지르고도 사과하지 않고 당당한 몰염치, 범죄자를 감싸고 사법체제를 비난하는 군림하는 자세, 범죄자를 보호하는 피난처로 전락한 국회라는 비아냥에도 아랑곳 않는 자세는 지금껏 우리가 다반사로 보고 경험한 정치행태이다.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정치라는 금과옥조는 그들의 그들을 위한, 그들에 의한 정치로 타락한지 오래이다. 3류정치의 진면목이다.

그러나 또다시 정치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이같은 정치공학과 줄서기, 이합집산은 다시 극성을 부리는 양상이다. 정당이 전과자의 피난처가 되고 지난 총선에서 나타난 함량 미달의 정치인 양산이라는 폐해를 답습하려 든다. 우후죽순처럼 여기저기서 신당 창당이라는 깃발을 내세우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공천에서 탈락한 자들이 부나비처럼 이당 저당을 기웃거릴 것이다. 우리정치의 후진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고질병이다. ‘86’세대로 불리는 정치인들이 아직도 우리정치의 주류를 이루어 시대전환이라는 말이 생경한 곳이 우리의 정치판이다. 이제는 정치교체를 해야할 시점이라는 말이 자연스러운 지경에 이르렀으니 정치후진은 극에 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우리정치도 새바람이 불어야 한다. 그리하여 세계시장에서 당당히 맞서고 한류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MZ세대의 성과에 화답하고 G7과 마주하는 국격을 갖는데 정치도 한 몫을 해야 한다. 용의 해 상서로운 기운에 힘입어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전성시대를 구가하는 대열에 정치가 앞장서야 할 책무가 있다. 정쟁에서 벗어나 상식과 공정이 통하고 토론과 논리, 정의와 진실이 보편적 가치가 되는, 그리하여 잘못과 과오를 부끄럽게 여기고 진솔하게 반성하는 자세가 대세를 이루는 정치가 돼야 한다. 위장 탈당과 다수 횡포, 죄를 짓고도 고개를 쳐드는 비정상, 범법자들이 투사연하는 풍토는 과감히 척결하는 의지가 필요하다. 동료시민이든 국민이든 그들이 주연이 되는 정치교체는 시대정신이다. 새술은 새 포대에 담아야 하고 운동권이라는 훈장은 이제 과감히 벗어던지고 새시대에 동참해야 한다. 정치교체는 정치인들만의 책임은 아니다. 그 절반의 책임은 유권자에게 있다. 올해가 4년만에 찾아온 정치교체 절호의 기회이다. 의식있는 유권자운동으로 구태와 구악을 벗어 던져야 정치혁신이 가능하다. 선거때만 되면 유권자들을 속이고 돌아서면 구태에 젖어드는 정치인들을 몰아내는 선거혁명이 절실하다. 가장 성공적인 선택으로 청룡의 해를 청사에 빛나는 한 해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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